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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코로나와 마음건강- 강지현 (편집부장)

기사입력 : 2020-11-24 08:02:08
강 지 현 편집부장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다. 지역감염이 속출하며 도내 일부 지역에선 거리두기 2단계와 1.5단계가 시행 중이다. 지난 20일 전국 누적 확진자 수가 3만명을 넘어섰다. 더군다나 이제 곧 겨울. 코로나 3차 대유행의 강도는 가늠조차 힘들다. 100년 전 스페인독감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전문가도 있다. 일상은 10개월째 마비된 상태. 코로나에 지친 사람들은 우울감을 넘어 이제 분노와 절망을 느낀다.

▼코로나라는 감염병은 정신적 재난을 동반했다. ‘코로나 블루(Corona Blue)’로 불리는 코로나 우울증을 지나 ‘코로나 레드(Corona Red)’를 호소하는 이가 늘고 있다.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우울감이 쌓이고 쌓여 짜증과 분노로 표출되는 것으로, 일종의 화병 형태로 폭발하는 단계다. 이어서 최근엔 ‘코로나 블랙(Corona Black)’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검정이라는 색깔처럼 암담하고 처참한 심리상태를 말한다.

▼문제는 이러한 재난이 불평등하다는 데 있다. 사회적 약자에 더 가혹하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고용 충격은 취약계층에 집중돼 있다. 마음건강도 마찬가지다. 소외계층, 장애인, 고령층은 물론 폐업으로 내몰린 자영업자 등은 ‘코로나 블랙’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공포와 불안, 우울, 분노 같은 감정들이 지배하는 사회, 마음이 고장나고 병든 사회가 건강할 리 없다.

▼코로나로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연말이 예상된다. 힘든 이웃에 힘이 되어주는 일이 그만큼 더 중요해졌다. 연구에 따르면 헌혈하기, 친구 돕기 같은 친절한 행동을 할 때 행복감이 커진다. 이타적 행동을 하면 수명이 늘어난다는 보고도 있다.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우울감과 불안 수준이 낮다는 연구도 있다. 남을 도우면 내가 행복해진다는 의미다. 처음 맞는 ‘코로나 연말’, ‘사랑 나눔’은 나를 위한 심리방역법이 될 수 있겠다. 남을 위하는 일이 나를 위하는 길이니까.

강지현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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