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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학습병행제도의 성과와 미래- 김현태(전 창원대학교 총장)

기사입력 : 2020-11-24 20:08:24

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 현상을 보인 지 벌써 10개월이 넘고 있다. 코로나 방역에 관심이 집중된 결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됨으로써 비대면 활동이 모든 사회생활의 기본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교육의 영역에서도 나타났다. 지식의 생명주기가 짧아짐으로써 정규 학교교육과정을 통하여 습득했던 지식도 일정 기간 이후에는 쓸모없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앞으로는 맞춤형 교육과정이 더욱 효율적인 교육방식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교육방식의 변화는 이 사회가 더 이상 학력중심사회가 아니라 능력위주사회로 전환됨을 의미한다. 그 일면은 이미 고등학생의 대학진학률 변화에서도 나타난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연보에 의하면 2008년의 경우 남학생 84%, 여학생 83.5%로 최고조에 달했었는데, 10년 후인 2018년의 경우 남학생 77.6%, 여학생 80.5%로 하향곡선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정규 대학교육만으로 자신의 진로에 반드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일학습병행제도는 시대적 변화에 앞서가는 제도라 하겠다. 이 제도에 참여하는 기업에게는 NCS 기반의 직무교육 커리큘럼 등을 제공받고, 기업과 학습근로자를 대상으로 각종 수당을 지원받는다. 이 외에도 병역특례업체 우선 선정, 조달청 가점 등 정부 지원사업 참여에 따른 각종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일학습병행은 2019년 기준 1만5000여개의 학습기업과 9만여명의 학습근로자가 참여하는 우리나라 대표 직업교육훈련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 이것은 직업능력평가원이 학습기업과 학습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성과평가에서도 나타난다. 이에 의하면 학습근로자의 직무수행능력, 학습근로자의 근속률, 기업의 신규인력 채용비용 절감, 기업의 교육훈련체계구축 및 조기취업 등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보였다고 평가되고 있다.이러한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편 일학습병행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으므로 앞으로 이 제도가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정착하기 위해 다음 몇 가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첫째, 현재의 중소기업 중심의 학습기업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도록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으로까지 참여가 될 수 있도록 확대할 필요가 있다. 둘째,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해 재학생 일학습병행이 축소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Uni-Tech, IPP형 일학습병행에 대해 방안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금년 8월 28일부터 시행된 산업현장 일학습병행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과정수료 이후 내외부평가를 거쳐 합격한 학습근로자에게 이수증과 자격증을 교부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이들 자격증의 산업별 통용력을 확보해 이 제도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높여야 할 것이다.

김현태(전 창원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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