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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차리는 휴대폰 판매점… 사기 ‘사각’

창원 수억대 신규개통 사기사건

사업자등록만 하면 누구나 개점

기사입력 : 2020-11-24 21:14:05

속보= 최소 수억원대의 사기행각을 벌인 창원 휴대폰 판매점은 애초 신규개통 등 영업행위를 할 수 없는 곳이었지만, 다른 판매점의 코드를 빌려 휴대폰을 판매했고, 그 피해는 정보접근이 어려운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뒤집어썼다.(24일 4면 ▲마산서 휴대폰 판매 사기 ‘10억대 피해’ )

사기 피해 대응을 위해 피해자들이 SNS에 개설한 단체 채팅방에는 24일 오후 3시 기준 291명이 입장해 서로 피해금액 등에 관한 정보를 나누고 있었다. 현재까지 피해자들이 구매한 총 휴대폰 개수는 800~1000여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A업체가 B업체 판매점 코드로 휴대폰을 판매해 실제 계약은 B업체와 이뤄졌기 때문에 사기 사건이 있었던 기간 동안 B업체에서 정식으로 이뤄진 계약을 제하는 등 A업체에서 이뤄진 계약건 수를 파악하고, 경찰 수사가 정식으로 이뤄져야만 정확한 피해 규모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이동통신사는 KT·SK 텔레콤·LG U+ 등 3개사가 대표적인데, 해당 통신사들은 전국에 직영 대리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해당 대리점만으로 영업권을 모두 장악할 수 없어 위탁 대리점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직영 대리점과 위탁 대리점을 두고 있어도 전체 상권을 감당하지 못해 개인 판매점이 각 대리점과 자체계약을 맺고 대리점의 영업을 대행해 주기도 한다. 따라서 판매점은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소매업 개념으로,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없어 이동통신사의 관리를 받지 않는다.


자료사진./픽사베이/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휴대폰 판매점 또는 이동통신사 대리점과 계약을 맺었는지, 아니면 다른 판매점 코드를 빌려 운영하는지 알 수 없어 사기 피해자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휴대폰 판매점은 개인사업자들이 사업자 등록만 하면 누구나 차릴 수 있어 이동통신사 대리점과 계약을 맺지 않고 다른 판매점의 코드를 빌려 계약서를 위조하는 등 작정하고 사기를 벌이면 쉽게 알아차릴 수가 없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은 “A업체에는 ‘유선통신 서비스 판매점 사전승낙서’도 붙어 있었고, 버젓이 간판을 걸고 장사 중인데 의심할 상황이 아니었다”며 “판매점 운영 기준을 강화하고 한 판매점에서 평상시보다 많은 개통량이 발생하면 불법판매 여부에 대해 조사하는 통신사 내부시스템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한얼 기자 leeh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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