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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농업’ 이끄는 조합을 찾아서 (5) 진주중부농협

로컬푸드로 ‘농촌형 농협’ 한계 뚫었다

지난 2014년 경남 첫 직매장 오픈

기사입력 : 2020-11-24 21:14:59

농촌형 농협은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찾기가 어렵다. 소규모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하고 있으나 대부분 신통치 않다.

진주중부농협(조합장 심철효)은 로컬푸드사업으로 이 같은 농촌형 농협의 한계를 극복하고 농가 소득 증대를 일궈 주목을 받고 있다.

진주중부농협은 진주시 집현농협과 미천농협이 합병해 설립된 농촌형 농협으로써 조합원들은 딸기, 애호박, 꽈리, 청양, 오이맛고추 등 시설채소와 벼농사로 생업을 영위하고 있다.

소규모 신용사업과 적자인 경제사업으로는 생존에 불안감을 느껴 새로운 수익사업 아이템을 찾기 시작했다.

당초 하나로마트 개점을 추진했으나 일반 마트와 같은 하나로마트로는 수익을 창출할 자신이 없어 다른 수익모델을 찾는 중 우연히 접한 로컬푸드를 경남에서 처음으로 시작했다.

진주중부농협 심철효(왼쪽) 조합장과 김정곤 지점장이 로컬푸드 직매장 1호점에 진열된 과일을 살펴보고 있다.
진주중부농협 심철효(왼쪽) 조합장과 김정곤 지점장이 로컬푸드 직매장 1호점에 진열된 과일을 살펴보고 있다.

하지만 로컬푸드사업이 처음부터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개점 당시만 해도 주위에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매장을 열려고 하자 조합원부터 출하농가들까지 농협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다.

2014년 12월 진주시 진산로 256번지 일원에 1123㎡(340평) 규모 로컬푸드 직매장을 준공했으나 하루 매출이 500만원에 그쳤다. 이에 굴하지 않고 홍보와 할인행사를 계속한 결과 농산물의 신선도와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인근에 5000가구의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직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났고, 안심 먹거리를 찾던 주변지역 소비자들도 찾아왔다.

이에 힘입어 2016년 3월 진주시 초북로 56-6번지 상가 1층에 264㎡(80평) 규모의 로컬푸드 직매장 2호점을 개점한 데 이어 2018년 6월 진주시 충의로 119번지 상가 1층에 363㎡(110평) 규모의 로컬푸드 직매장 3호점 문을 열었다.

로컬푸드 개장 당시 100농가를 시작으로 2015년 157농가 매출액 6억5000만원, 2016년 196농가 16억원, 2017년 218농가 18억원, 2018년도 244농가 22억원, 2019년 259농가 25억7000만원, 2020년 10월말 현재 264농가 26억8000만원으로 매년 출하농가수가 증가하고 매출액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로컬푸드 중에서도 효자 품목은 딸기다. ‘당일 수확·유통’ 원칙을 엄수해 매일 가져다 놓은 물량이 전부 소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관내 집현면, 미천면에서 생산된 신선한 엽채류와 완숙토마토, 국산콩을 전량 수매해 만드는 손두부도 잘 팔린다.

현재 지난해 로컬푸드 출하농가 상위 10농가의 평균 매출은 5300만원이며, 1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린 조합원도 있어 농가 소득 증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로컬푸드의 성공 비결은 5가지 기본원칙 준수, 철저한 농가교육, 출하규칙 위반 시 엄격한 제재다.

5가지 기본원칙은 △진주지역 내 농가가 직접 생산 △직접 포장 △직접 가격 결정 △매대에 직접 진열 △팔고 남은 잔량·잔품 직접 회수하는 것이다.

출하농가 교육은 필수다. 신규 출하농가는 하루 3시간 이상 4회 이상 교육을 받아야 출하 기회를 부여하고, 기존 출하농가는 연 1회 3시간 교육을 수료해야 회원자격이 유지된다.

진열기한 초과 등 정해진 출하규칙을 어기면 불이익 1회 경고 후 일정기간 출하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로컬푸드 직매장에 농산물을 내놓으면 잘 팔린다는 소문이 나면서 출하하려는 농가들이 줄을 섰다. 매장 진열대가 부족하자 진주중부농협은 지난 9월 로컬푸드 1호점 바로 앞 토지를 임차해 매장 증축에 나섰다. 현재 설계 의뢰 중으로 내년 중 오픈하면 진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로컬푸드 매장으로 거듭나게 된다.

심철효 조합장은 “로컬푸드 직매장이 농가들의 농산물 판매 통로를 확보해줘 농가 소득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고, 진주중부농협의 입장에서는 수탁 개념의 수수료를 수취함으로써 재고 걱정 없이 매장 운영이 가능해 농협과 농가의 상생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양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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