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사설] NC 창단 첫 통합 우승, 지친 도민에 큰 선물

기사입력 : 2020-11-25 21:12:52

NC다이노스 프로야구단이 창단 9년 만에 ‘2020시즌 통합 우승’이라는 큰 선물을 경남도민에게 안겼다. 1군 진입 후 단 8시즌 만에 거둔 쾌거여서 감동을 더한다. NC는 창원을 연고로 2011년 창단 후 2014~2017년 4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2016년 준우승 등 신생구단답지 않은 성과를 구가했다. 하지만 2018년 시즌엔 리그 최하위로 추락하는 수모도 겪었다. 이를 계기로 구단은 김경문 감독을 해임, ‘데이터 야구의 대명사’ 이동욱 감독을 기용하는 대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우승은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구단·프런트·선수단이 일치단결해 이룬 결과물이라 더 빛을 발한다.

NC가 한국시리즈 챔피언이 되는 과정에 구단주 ‘택진이 형’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초등 때 스포츠만화 ‘거인의 별’을 보고 야구의 꿈을 키운 야구광이다. 게임업체의 프로야구단 진출에 저항이 컸던 9년 전 그의 뚝심이 없었다면 NC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응원차 구장을 자주 찾는 편이지만 소탈 행보로 선수단에 부담도 주지 않는다. 연매출 2조원대 게임업체 대표지만 권위의식을 찾아볼 수 없다. 50대 젊은 구단주답게 차별화된 마케팅과 과감한 투자도 돋보인다. 2015년 시즌 후 내야수 박석민, 2018년 시즌 후 최고 포수 양의지를 영입하는 통 큰 투자도 결행했다. 올해는 데이터 야구 정착을 위해 선수단 전원에게 태블릿PC를 선물했다. 구단주의 과감한 투자와 소탈함이 NC구단 경쟁력의 원천이 된 셈이다.

경남도민의 열렬한 응원도 NC 통합우승의 수훈갑 역할을 했다. 홈경기 때마다 가족과 직관하는 창원의 한 50대 직장인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새벽 3시 창원 집을 출발해 지리산 노고단에서 승리기원제를 지냈을 정도다. 그와 같은 NC 열혈팬은 경남에 차고 넘친다. 그만큼 NC를 무형의 자산으로 자랑스럽게 여기는 도민이 많다는 방증이다. 이제는 NC가 화답할 차례다. 사랑은 주고받을 때 성숙해진다. 경남지역공헌사업에 이전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이다. 아울러 내년에도 더 많은 승리로 일상에 지친 도민을 기쁘게 해주기 바란다.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