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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 - 박남용 (창원시의원)

기사입력 : 2020-11-25 21:12:50

해마다 이맘때면 전해오는 안타까운 소식이 있다. 지난달 22일 창원 의창구청에서 산불감시원 체력시험을 치르던 71살의 어르신이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27일에는 경북 군위에서 59세 지원자가 호흡 곤란 증상을 호소하자 현장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후 119구급차로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끝내 숨을 거뒀다. 21일에는 울산에서도 60세 지원자가 동일한 내용으로 유명을 달리하는 등 10월에 치러진 산불감시원 체력시험에서 세 분의 희생자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산불감시원이 되면 180만원 정도의 급여, 최저임금제를 적용받으며 겨울철과 봄철을 중심으로 산불예방기간 7개월 남짓 근무한다. 만18세 이상이면 지원 가능하지만, 시험 응시자 대부분이 60대 이상이며 체력시험 기준은 올 들어 전국 지자체에서 일률적으로 다소 까다로워졌다. 주 업무가 체력적인 활동을 요구하는 일이니 만큼 나이 제한을 둬야 한다고 일부 주장하지만 현재는 나이 제한 없이 해당 지역에 사는 만 18세 이상이면 지원 가능하다.

한편, 산림청 관계자는 “체력시험 방식과 관련해서는 지자체 의견을 수렴해서 체력 검증 내용 수정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연령 상한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며 국민이 일할 수 있는 권리, 일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고용법상 연령 제한은 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지금은 정보화 시대요, 우리는 정보의 홍수에 살고 있다. 나이와 상관없는 지원조건이라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응시자가 60대 이상의 고령자임을 감안해 기본적인 체력시험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휴대폰 활용도를 높이고 초기에 진화할 수 있는 전달체계를 숙지하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전송하며 SNS를 활용하는 등, 요즘에 맞는 정보화를 기반을 둔 선발방식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런 다음 고른 채용의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 배수 내에서 추첨하는 방식도 제안한다.

인구절벽의 시대요, 고령화 시대에 산다. 우리사회 정책도 그보다 먼저 갈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안타까운 소식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후진적인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행정당국에 당부한다.

박남용 (창원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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