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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결혼과 행복- 김은아(통영해경 홍보실장·경위)

기사입력 : 2020-11-27 08:01:21

올해는 결혼을 하는 것도 참 쉽지가 않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수많은 결혼식이 취소되고, 미루고 미루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조금 완화되니 수도 없이 밀려드는 예약으로 예식장은 북새통을 이룬다. 오후 3시, 4시 결혼식이 흔해졌지만 그렇게 늦은 시간이라도 예식을 할 수 있는 커플은 그래도 운이 좋은 편이다. “참 결혼하기 힘들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시절이다.

이렇게 어렵게 부부의 연을 맺지만 사실 더 어려운 문제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온 부부들이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랜 세월 같이 살면서 서로에게 실망하거나 생각이 맞지 않아 마음이 틀어져 버린 것이다. 인생의 무거운 짐을 나눠진 부부에게 다툼이 일어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싸우더라도 잘 화해해야 행복한 결혼생활이 유지될 수 있다. 그러려면 두 가지의 마음을 부부가 가지고 있어야 한다. 바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과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결혼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행복해지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살다보면 본인은 희생을 했는데 상대방이 그것을 몰라준다고 섭섭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자신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누구인가? 배우자일까?’ 아니다.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본인이 자신을 챙길 줄 알아야 행복해질 수 있고 그 에너지로 주위도 잘 돌볼 수 있는 것이다.

남녀가 연애시절 친절한 이유는 상대를 자신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혼을 하는 순간 배우자가 내 것이라는 착각에 빠진다. 상대를 내 마음대로 하려고 하고 마음이 안 맞으면 화를 낸다. 하지만 배우자는 물건이 아니라 나와 같은 인격체이다. 때문에 나의 행복만 강조하면서 상대방의 감정을 무시하면 안 되는 것이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존중해줘야 나도 그만큼 존중받고 사랑받을 수 있다.

코로나도 사랑을 막을 순 없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부부의 연을 맺은 부부들이 서로를 더 사랑하고 존중하여 행복한 결혼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김은아 (통영해경 홍보실장·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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