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가스터빈 4.4조 시장’ 경남이 이끈다

정부, 세계 4강 목표 국내시장 육성

동남권 ‘가스터빈 클러스터’ 조성

기사입력 : 2020-11-30 21:41:57

정부가 가스터빈 설비 국산화 산업 육성 의지를 강력히 밝히면서 경남·부산·울산 등 동남권이 최대 수혜지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가스터빈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국내 가스터빈 분야 341개 업체의 71%가 몰려 있는 동남권에 ‘가스터빈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내년부터 에너지융복합단지로 지정된 창원을 중심으로 ‘가스터빈 시험연구발전소’ 구축을 추진해 성능검증 인프라를 갖춰 나가고, 내년부터 ‘기술지원사업단’ 운영을 시작해 중소기업의 기술 애로도 해소해 나갈 방침이다.

두산중공업이 국책 과제로 개발에 성공한 H급 발전용 가스터빈의 최종 조립 작업 모습./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이 국책 과제로 개발에 성공한 H급 발전용 가스터빈의 최종 조립 작업 모습./두산중공업/

특히 창원에는 국책과제를 통해 우리나라 최초이자 세계 다섯 번째로 발전용 가스터빈 독자모델 개발에 성공한 두산중공업이 위치해 있어 이번 정부 발표와 함께 시너지가 예상된다.

산업부는 이날 발표에서 ‘2030년까지 가스터빈산업 세계 4강 도약’을 목표로 ‘한국형 가스터빈’ 개발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오는 2030년까지 15기의 단계별 실증사업을 통해 4조4000억원 규모의 국내 가스터빈 시장을 창출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전 세계 발전용 가스터빈 시장은 일부 국가에서 주도하고 있다. 국내 액화천연가스 복합발전에 설치된 가스터빈 158기 전량도 미국의 GE, 독일의 지멘스, 일본의 미쓰비시히타치파워시스템(MHPS), 이탈리아 안살도 등 글로벌 빅4 기업의 제품이다. 정부가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가스터빈과 핵심 부품을 모두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산업부는 앞으로 국내외 기업, 산학연 간 협업 등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한국형 표준 가스터빈 복합모델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우선 내년부터 ‘한국형 표준복합발전 모델’을 개발·실증해 복합발전의 성능과 기자재 규격 등을 표준화한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가스터빈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필요한 초기 일감을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산업부는 교체가 예정된 국내 가스터빈 15기에 대한 실증사업을 통해 약 4조4000억원의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산업부는 복합효율 65%를 넘어서는 초고효율급 가스터빈 연구개발을 추진한다. 두산중공업이 개발한 세계 5번째 H급 발전용 가스터빈 모델을 기반으로 발전효율을 높여 나갈 예정이다. 또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80MW급 중형 가스터빈 개발에도 착수한다.

산업부는 2040년까지 300MW급 수소전소 가스터빈 조기 상용화를 목표로 수소 혼소와 전소가 가능한 연소기 개발에도 돌입한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수소 가스터빈 개발 기술로드맵’을 발표하고, 수소혼소 대형 가스터빈 복합화력 실증 추진도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의 이번 발표에 경남지역 소재 기업들은 일제히 기대감을 나타냈다. 국내에는 가스복합발전 연관기업이 340여개에 4만여명의 종사자가 있고, 이 중 경남에는 선도기업인 두산중공업을 중심으로 130여개의 중소 협력사가 집중돼 있어 관련 산업 육성의 최적지로 손꼽혀 왔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그동안 가스터빈을 해상풍력, 수소액화플랜트 등과 함께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속적으로 육성해 왔다. 그런 만큼 정부의 이번 발표로 두산중공업의 조기 경영정상화와 친환경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지역 경제 활성화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경남도와 창원시는 산자부가 발표한 가스터빈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고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종원 도 경제부지사는 “정부 정책이 실현될 주된 공간인 경남도는 앞으로 정부와 적극 협력해 가스복합발전 산업을 국가의 미래 에너지 신산업으로 육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창원을 중심으로 ‘가스터빈 시험연구발전소’ 구축 추진 및 중소기업 기술애로 해소를 위한 ‘기술지원사업단’ 운영이 계획돼 있어 창원이 국산 가스터빈 산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고 환영했다.

조윤제·김희진·이종훈 기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조윤제,김희진,이종훈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