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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가 좋아] 경남체고 서민제

“아버지가 못 이룬 올림픽 꿈 제가 이룰게요”

복싱 관장 아버지 권유로 입문

기사입력 : 2020-12-01 21:46:40

“아버지께서 이루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제가 이룰 겁니다.”

한국 복싱의 미래로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는 경남체고 복싱부 서민제(2학년·18)의 야무진 각오다.

경남체고 복싱부 서민제 학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남체고 복싱부 서민제 학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목표는 빈말이 아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시작한 복싱부 입문 이후 중학교 1학년 때 전국신인선수권 최우수 선수상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전국대회서 8체급을 석권하며 현재 국가대표 상비군에 올랐다. 고등학교 진학 후 52kg급에서 뛰던 서민제는 키가 커지면서 2학기부터 56kg으로 한 체급 올렸지만 지난 11월 상비군 선발대회인 ‘Youth 국가대표 선발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확실한 존재감을 보였다. 복싱계에서는 서민제가 성인 국가대표에 뽑히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기대하고 있다.

민제가 복싱에 입문한 것은 복싱선수 출신으로 현재 김해시립복싱체육관 관장이자 아버지인 서동신씨의 권유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복싱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민제는 아버지의 복싱 권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어머니의 반대도 있었지만 민제의 복싱에 대한 호기심을 이기지는 못했다. 초등학교 때는 키도 몸무게도 작아 또래에 비해 성적을 내기 어려웠지만 아버지에게 기본기를 배우면서 빠르게 성장한 민제는 중학교 때부터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출전하는 전국대회를 모두 휩쓸며 이름을 알렸고 원하던 경남체고에 입학하게 된다.

복싱이 강한 경남체고에 입학한 민제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아버지는 물론 경남체고 지도자들의 체계적인 지도가 큰 힘이 되고 있다.

한참 뛰어놀고 싶은 18살의 나이지만 잠을 잘 때와 수업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시간을 복싱에 할애하고 있다. 매일 새벽 5시30분이면 일어나 훈련을 시작하고, 틈틈이 그동안 벌여왔던 자신의 경기영상을 보며 보완해야 할 부분을 메모하고 그대로 연습해 본다.

민제는 “이런 습관은 처음에는 계속 맞는 게 싫고, 더 잘할 수 있는데 싶어서 시작했다. 메모한 대로 훈련에 적용해 단점을 보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학교를 마치는 금요일 오후부터는 집으로 돌아가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쉬지 않고 아버지와 함께 스파링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육상선수 출신인 엄마의 보이지 않는 성원도 힘을 얻고 있다. 복싱선수가 되는 걸 반대했던 엄마지만 지금은 주말에 집에 갈 때마다 민제에게 맞는 식단을 챙겨주고, 한대 맞으면 더 때리라는 열혈(?) 지도도 한다고 한다.

놀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집에 가면 쉬고 싶은데 운동을 하루라도 안하면 마음이 불편하다. 다른 애들이 더 올라갈까봐 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고 또래답지 않은 속 깊은 마음도 보였다. 지난해에는 상비군으로 성인 국가대표들과 함께 훈련을 하면서 경험만 쌓이면 선배들과도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민제의 롤모델은 우크라이나 복싱 영웅 로만체코다.

민제는 “로만체코는 화려한 복싱을 한다. 특유의 스텝으로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 그걸 보고 배운다. 저도 스텝이 빠르다. 다른 선수들은 발을 잘 안 쓰는데 저는 자유자재로 움직인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경남체고 김명필 코치는 “민제는 스피드와 센스, 머리, 멘털 등 복싱선수로서 자질을 타고났다. 빠르고 체력, 때리는 감도 좋다. 연타와 받아치기 능력만 보완하고 이대로만 복싱에 집중한다면 향후 올림픽이나 세계대회에서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고 기대했다.

민제의 일차적인 목표는 국가대표에 선발돼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아버지께서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 이루는 것이지만 최종적으로는 고향인 김해를 복싱메카로 만들고 싶어 한다. 김해지역 학교마다 복싱부를 만들겠다는 그의 말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되길 응원해본다.

글·사진=이현근 기자

경남체고 복싱부 서민제 학생이 훈련을 하고 있다.
경남체고 복싱부 서민제 학생이 훈련을 하고 있다.
경남체고 복싱부 서민제 학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남체고 복싱부 서민제 학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남체고 복싱부 서민제 학생이 훈련을 하고 있다.
경남체고 복싱부 서민제 학생이 훈련을 하고 있다.
경남체고 복싱부 서민제 학생이 훈련을 하고 있다.
경남체고 복싱부 서민제 학생이 훈련을 하고 있다.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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