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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쿠리] (169) 엄첩다, 얼런(른)없다

기사입력 : 2020-12-11 08:05:10

△서울 : 지난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렀잖아. 수험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칸막이가 있는 책상에서 시험을 치는 모습을 보니 안쓰럽더라. 여기다 시간마다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하는 바람에 다소 춥기도 했다더라고.

▲경남 : 안그래도 수험상(생)들이 시험 친다꼬 긴장을 마이 했을 낀데, 마스크로 씬데다가 환기 땜시로 칩기도 했다 카이 얼매나 안씨럽더노. 오분에 수능시험을 친 수험생 모도 억수로 엄첩다 아이가. 그라고 마스크로 창원 겉은 데서는 ‘찌그리’라꼬도 캤다.


△서울 : ‘찌그리’란 말 재밌네. 코로나가 이렇게 오랫동안 우리를 괴롭힐 줄 몰랐어. 그건 그렇고 ‘엄첩다’라는 말은 처음 듣는데 무슨 뜻이야?

▲경남 : ‘엄첩다’는 생각한 기준보담 뛰어나다 뜻의 ‘대견하다’란 말인 기라. ‘저 나에 저 정도모 엄첩은 기다’ 이래 칸다 아이가. ‘나에’는 ‘나이에’ 뜻이고. 그라고 엄첩다는 ‘과분하다’는 뜻도 있다. 요때는 ‘지한테 엄첩은 줄도 모리고 까불고 있네’ 이래 카지.

△서울 : 그러고 보면 코로나 상황 속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 모두 엄첩다 그지.

▲경남 : 하모, 학상들 엄첩은 기라. 수능 이바구하다 보이 엣날 생각 나네. ‘니 성적으로는 그 대학은 얼런없다’ 이런 소리 몬 들어봤나. 점수는 낮은데 멩문 대학에 갈라 카는 아아들한테 선상님이 이래 캤다 아이가. 대학 간판보담은 지 적성에 맞는 분야의 학과를 선택하는 기 좋은데 그쟈.

△서울 : 물론이지. 대학보다는 학과를 선택하는 게 좋지. 그런데 ‘얼런없다’가 무슨 뜻이야?

▲경남 : ‘얼런(른)없다’는 ‘어림없다’ 뜻인데, 도저히 감당해 낼 수 없거나 비교의 대상이 되기에도 부족하다는 뜻인 기라. ‘얼런없는 소리 하지도 마래이’ 이래 칸다 아이가.

△서울 : 얘기하다 보니 얼런없다가 부정적인 말은 아닌 것 같아. 얼런없는 일도 노력하기에 따라서 가능할 수도 있잖아.ㅎㅎ 수능시험을 친 엄첩은 수험생들이 대학생활을 잘할 수 있게 우리 모두 코로나 방역을 위해 노력해야지.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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