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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꾸리] (170) 이약(이박), 언청(언충)

기사입력 : 2021-01-08 08:03:51

△서울 : 우리 새해 들어 처음 만났네. 소띠해인 올해도 건강하고 복 많이 받아라.

▲경남 : 니도 복 항거석 받아라. 그라고 올개는 신성한 기운이 느끼지는 흰소의 해라 카이 기대가 마이 되네. 어지 새복엔 흰눈도 옸고. 그건 그렇고 니 합천 적중·초계분지가 운석이 널찌가 맨들어짔다카는 이약 들어봤나? 운석이 널찌가 그래 큰 분지가 맨들어짔다 카는 기 울매나 신기하노.

△서울 : 적중·초계분지가 5만년 전 운석 충돌구라는 이야기는 들었어. 운석 충돌구 직경이 무려 4㎞에 달했는데, 이는 최소 직경 200m 크기의 운석이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더라. 그런데 ‘이약’이 무슨 말이야? 들어봤느냐고 묻는 걸 보니 ‘이야기’ 뜻인 거 같은데.

▲경남 : 이약은 이야기 뜻이 맞다. 이바구라꼬 마이 카지. ‘너거 이약 들음시로 할매가 젙에 쫌 누울까?’, ‘간다는 이약도 없이 떠났다’ 이래 카지. ‘이박’이라꼬도 마이 카고, ‘이바우, 이바고, 이배기, 이애기, 에배기, 에박’이라꼬도 칸다.


△서울 : 이야기를 뜻하는 경남말이 이렇게나 많았어. 합천 적중·초계분지에 운석이 떨어졌을 때 발생한 에너지는 1400메가톤(MT)으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원자폭탄의 8만7500배에 달한다더라고. 충격 규모가 너무 엄청나서 상상이 안 돼.

▲경남 : 충겍 구모가 원자폭탄카마 언청 컸다 카이 누구라도 상상할 수가 없을 끼다.

△서울 : ‘언청’이 무슨 뜻이야?

▲경남 : ‘언청’은 ‘이기 그거카마 언청 크다’맨치로 여어서는 훨씬의 뜻이지만 원체, 워낙 뜻으로도 씬다. 요때는 ‘언청 심(힘)이 씨(세)다’ 이래 카지. 언청은 ‘언충’이라꼬도 칸다. 그라고 보이 저번에 원체, 워낙의 뜻인 엉캉도 갤마준 거 겉은데, 생각나나?

△서울 : 엉캉은 기억이 나. 네가 같은 뜻인 웡캉과 원캉도 가르쳐줬지. 거대한 운석이 떨어져 생긴 적중·초계 분지를 세계적인 관광자원으로 만들자는 이약이 있던데, 나도 그렇게 되면 좋겠어.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허철호 기자 kob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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