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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의회 본회의장에 현금 200만원 ‘우수수’ 왜?

민주당 송순호 의원 신상발언서

의원간 고발전 촉발 축의금 던지며

기사입력 : 2021-01-12 21:01:53

‘민의의 전당’이라 불리며 신성하게 여겨지는 의회 본회의장에 현금 200만원이 뿌려지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됐다. 유례없는 본회의장 현금 살포 사건은 의장·부의장 불신임에서 촉발된 의원 간 고소전에 불을 붙인 도의원의 축의금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순호 도의원이 12일 경남도의회 임시회에서 김하용 의장과 장규석 제1부의장의 ‘축의금 봉투’ 논란과 관련해 검찰 기소를 촉구하는 신상발언 중 돈을 뿌리고 있다./이솔희 VJ/
더불어민주당 송순호 도의원이 12일 경남도의회 임시회에서 김하용 의장과 장규석 제1부의장의 ‘축의금 봉투’ 논란과 관련해 검찰 기소를 촉구하는 신상발언 중 돈을 뿌리고 있다./이솔희 VJ/

12일 열린 경남도의회 제382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장종하(더불어민주당·함안1) 의원과 송순호(더불어민주당·창원9) 의원은 각각 신상발언을 통해 의장·부의장 불신임안과 장종하 의원 결혼식 축의금으로 촉발된 고소·고발전에 대해 규탄하고 나섰다.

송순호 의원은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의장과 부의장이 장 의원에게 각각 축의금 100만원을 준 것은 누가 봐도 대가를 바라고 준 것이다”며 “경찰은 이 사건을 뇌물공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김하용 의장과 장규석 부의장을 즉시 기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발언 중 200만원에 달하는 현금을 5만원 권, 1만원 권으로 두 차례에 걸쳐 단상에 뿌리며 “축의금 보여드릴까요? 이 돈이 돈이 아닙니까?”라고 일갈했다.

장종하 의원은 의장·부의장 불신임안 투표를 무기명으로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장 의원은 “의장 불신임 안건은 31명 의원의 기명날인으로 상정됐지만, 그동안 여러 이견으로 안건 처리가 되지 못했다. 31명의 기명날인과 반대로 투표의 결과가 나온다면, ‘표리부동’의 표결로 경남도의회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다”며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통과로 의장·부의장의 불신임을 묻는 투표는 ‘무기명’으로 진행하도록 명시되어 있으므로, 계류중인 불신임 안건을 지방자치법에 따라 처리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장 의원의 발언은 지금까지 민주당 측에서 고수해온 ‘기명투표’ 방식을 뒤집는 것으로, 지리하게 이어져 온 갈등에 대한 출구전략을 짜기 위한 명분을 찾은 것이라는 짐작도 나오고 있다.

이어 김영진(더불어민주당·창원3)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의장단상’을 낮출 것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의회의 불명예 회복을 위해서라도, 도민들의 눈높이에 맞게 단상 높이를 낮출 것을 촉구한다”며 “의장자리는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가 아니라, 덕을 지어 권위를 세우는 자리다”고 말해 의장단을 향한 불만을 드러냈다.


김유경 기자 bora@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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