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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 칼럼] 바람이 분다- 하재갑(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장)

기사입력 : 2021-01-17 20:07:15

“바람이 분다.”

부동산업계에 몸담은 사람들이나 꼭 그렇지 않더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은 작년 한 해 이 말을 꼭 한 번은 들어보았거나 입에 담았을 것이다. 서울 언저리에서 남하한 이 부동산 광풍은 이곳 남녘땅에도 어김없이 불어닥쳐 어떤 이는 웃었고 또 어떤 이는 쓰린 가슴 부여잡고 쓴 소주 한잔 입에 털어 넣기도 했을 것이다.

최근 우리 창원지역은 부동산경기 침체로 5년여 동안 미분양 주택이 해소되지 않아 지역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지난해 5월을 기점으로 외지인 투자자들의 투자 행렬이 계속 이어지고 몇 차례에 달하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발표에 대한 풍선효과로 묻지마식 아파트 쇼핑에 나서면서 몇 년 동안의 미분양이 해소됐다. 하지만 이는 곧바로 창원 의창구와 성산구를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지정이라는 정부의 초강수 부동산 대책으로 돌아오게 됐다. 이는 이미 달궈진 투자 열풍을 잠시 잠재울 수 있을지는 모르나 수년 동안 창원지역의 침체된 부동산 경기가 이제 겨우 회복되려고 하는 시점에 다시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새해 들어 올해 부동산 전망이 어떻게 될지 물어보는 분들이 많다. 흔히 정치와 부동산은 생물이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앞으로 어떻게 변형될지 정확히 예측하긴 너무나 어려운 이야기이며 금리가 오를지, 정부 규제의 방향이 어떻게 바뀔지에 따라 시시각각 바뀔 수밖에 없으니 자칫 잘못 발설했다가 양치기 소년 소리를 듣기 딱 좋다. 그러나 워런 버핏의 주식 투자 방식처럼 무릎 위치에 사서 어깨쯤에서 팔아라는 말을 상기하고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사실 올해 들어 투기과열지구 지정이나 조정대상지역 지정이 주는 의미는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가치의 폭락은 없을 것이라 판단된다. ‘외지인 투자자들이 이미 장을 떠났다’는 말들도 있지만 이미 우리 창원지역의 부동산 시장을 외지인 투자자들이 벌여 놓은 판에 우리 지역 투자자들이 부동산 가치를 견인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투자를 고민하시는 분들이라면 명심할 부분이 주식시장과 부동산 투자는 같은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큰 그림에서는 언제나 우상향하는 그래프.

태풍은 피해만 주는 것은 아니다. 바다 속 생태계의 순기능과 온도의 균형을 맞추어 주고 물 부족을 해소하며 때론 온갖 쓰레기들을 치워주기도 한다. 아직 우리 창원지역의 경우 몇몇 단지를 제외하면 예전의 가격을 회복하지 못한 곳들이 많이 있다. 적정한 가격 유지를 통해 재산상 이익을 얻고 내 집 마련의 꿈을 함께 이룰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태풍의 순기능과 같이 투자의 열풍도 순기능이 발휘되기를 바라본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상남도지부는 경상남도 및 해당 시·군·구와 함께 부동산 거래 안정화와 부동산 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는 매년 상당한 성과로 확인되는 바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협회의 활동이 아직은 미흡하다 느껴진다. 아직도 일반 도민들의 인식에는 중개업계는 과거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아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내가, 우리가 먼저 변화하여야 한다. 그리고 우리 업계가 나눌 수 있는 위치에 자리 잡기를 소원한다. 생활법률 부동산 거래 상담센터, 각종 나눔 봉사 등 도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기대한다.

하재갑(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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