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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외로움- 김진호(문화체육부 부장)

기사입력 : 2021-01-27 20:15:24

“외로움은 하루 15개비 담배만큼 해롭다. 수년 동안 환자들을 돌보면서 목격했던 가장 흔한 질병은 심장병이나 당뇨가 아니라 외로움이었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에서 공중보건위생국장을 지낸 비벡 머시 박사가 펴낸 ‘우리는 다시 연결되어야 한다’는 책에서 강조한 말이다.

▼인간이 외로운 것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있다. 사회적 관계의 부족에 의해 외로움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제 외로움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섰다. 미국 민간건강단체인 카이저가족재단이 2018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미국인의 22%가 “외롭거나 사회적 고립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 국민 중 ‘외롭다’고 느끼는 비중은 20.5%였다. 2018년보다 4.5%p 상승했다.

▼현대정보화산업사회에서는 누구나 외롭다. 자녀는 자녀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외롭다. 짝이 있어도 외롭기는 마찬가지다. 코로나19 때문에 더욱 그렇다. 청소년들이 나쁜 길로 빠지는 이유 중 하나도 외로움이다. 외로움은 알코올 중독이나 약물 중독, 폭력, 우울증 등 오늘날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여러 문제의 근본 원인이자 원인을 제공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외로움은 또 마음의 불안, 우울, 분노, 소화 장애, 심혈관계 질환 등 몸에 악영향을 끼친다.

▼전문가들은 외로움에서 벗어나려면 과거와 미래를 떠올리는 것부터 멈추기를 주문한다. 외로운 사람들은 과거를 회상하거나 미래를 상상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경향이 있기때문이다. 혼자 외로운 세상을 건너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사랑하고, 관심을 구걸하지 말고, 인생은 원래 혼자 가는 것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또한 만남과 소통, 공감을 늘려야 한다. 삶에서 외로움과 고독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외로운 세상에 적응해야 한다.

김진호(문화체육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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