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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화상 치료병동 전무한 도내 공공 의료기관

기사입력 : 2021-01-27 20:15:23

경남 도내 공공 의료기관에 화상 치료 병동이 설립돼야 한다. 이는 당위적이다. 그 이유의 첫째는 도내의 산업 특수성 때문이다. 도내에는 기계 및 조선 산업이 밀집돼 있어 화상 환자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개연성이 높다. 그러나 도내 공공 의료기관에서 화상을 치료하는 전문 병동은 없다. 도내의 화상 관련 병원은 민간에서 운영하는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은혜병원, 의창구의 화사랑병원 등 2곳이 있을 뿐이다. 두 번째 이유는 화상환자 발생이 많은 데다 증가 추세에 있어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도내의 화상 환자는 2017년 4만1315명, 2018년 4만1815명, 2019년 4만3287명, 2020년 상반기 1만9842명으로 연간 4만명이 넘고 증가 추세다.

특히 창원국가산업단지 입주 기업들이 몰려 있는 창원시 성산구의 화상 환자 발생 추이는 도내 공공 의료기관이 화상치료 병동을 조속히 설치해야 하는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경남지역 화상 수진자 현황’을 살펴보면 성산구에서는 2017년 5227명, 2018년 5621명, 2019년 5795명으로 매년 5000명 이상 화상 환자가 발생했다. 같은 얘기의 되풀이지만 성산구에 화상 전문 병원은 물론 없다. 특히 창원 지역 전체로 볼 때도 근로복지공단 창원병원, 경상남도마산의료원, 창원경상대학교병원 등 공공 의료기관이 있으나 이들 공공 의료기관에도 화상을 집중 치료하는 전문 병동은 한 곳도 없다.

이런 이유로 이제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화상 환자는 많은 고통을 겪어왔다. 특히 중증 화상 환자가 발생하면 근로복지공단 지정 화상 인증병원인 부산시 사하구 하나병원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서울로 가야 했다. 언제까지 도내 화상 환자들이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겠는가. 도내 중증 화상 환자 발생에 대비하고 화상 환자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선 공공 의료시설에 화상전문병동이라도 설치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물론 화상 치료에는 많은 의료 영역이 함께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경남 지역 산업 특수성 등을 고려하면 공공 의료기관의 전문 병동 설치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고, 그것도 빨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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