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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오기 살리자” 복원센터 직원 3명 격리 자청

내달 7일까지 14일간 비상합숙근무

AI 막기 위해 외부와 완전 차단 생활

기사입력 : 2021-01-27 20:48:08

멸종된 따오기 복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창녕군 따오기복원센터 직원 3명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차단을 위해 스스로 감금생활을 자청해 눈길을 끌고 있다.

창녕 따오기복원센터 따오기보존팀장 박정수 팀장, 따오기관리팀 황석동 직원, 따오기서식팀 한영섭 직원 등 3명은 지난 23일 창녕군 영산면 인근 야생조류 분변에서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검출되자 AI 차단을 위해 지난 25일부터 내달 7일까지 비상합숙근무에 들어갔다.

지난 25일 창녕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따오기 두 마리가 있는 가운데 AI 예방을 위해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창녕군/
지난 25일 창녕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따오기 두 마리가 있는 가운데 AI 예방을 위해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창녕군/

이들이 외부와의 일체 교류가 없는 감금생활을 자청한 것은 자신들이 매개체가 돼 AI 바이러스를 옮기게 될 경우 복원센터 내 160여 마리의 따오기가 죽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직원 8명은 인근 우포늪생태관으로 자리를 옮겨 근무를 하고 있다.

이후 이들은 복원센터 출입문에 쇠사슬을 채우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생이별을 감수하면서 센터 내에서 자체 취사로 삼시세끼를 해결하고, 숙직실과 게스트룸에서 자면서 따오기를 돌보고 있다. 외부서 공급하는 식재료를 출입문 앞에서 주고받을 정도로 들어가지도 나오지도 못하는 철창 없는 감옥 생활을 하고 있다.

앞서 군은 지난해 12월 관내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검출에 따라 우포따오기복원센터 관람을 전면 중단 조치했으나, 다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검출됨에 따라 원활한 따오기복원사업 추진을 위해 따오기복원센터 직원 일부는 24시간 비상 합숙근무와 외부인 출입을 전면 차단하는 등 강도 높은 비상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박정수 팀장(52)은 “살아 있는 생물이라 돌보는 이가 없으면 집단 폐사될 우려가 있다. 심각단계가 풀려야 집에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생활하는 데 왜 힘들지 않겠느냐.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즐겁게 생각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고비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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