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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가스 폭발사고와 도시가스 보급 문제- 조윤제(창원자치부장)

기사입력 : 2021-02-08 20:04:28

겨울이라 그런지 가정에서 사용하는 LP가스 폭발사고가 계속돼 경각심이 요구된다. 지난 1일과 2일 창원과 의령에서 가정용 LP가스가 폭발해 고령의 노인과 가족, 이웃 주민 등이 병원에 입원중이거나 아직 치료받고 있다. 창원에서 발생한 사고로 입원 중인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도 2명이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한다.

#취약계층은 계속 취약= 연이은 폭발사고로 다친 사람이 고령자, 농촌지역 거주자 등 취약계층이 많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창원 폭발사고는 어떠한 원인 때문에 가스가 누출돼 주방 곳곳에 응축돼 있다가 80대 노모가 가스렌지를 켜는 순간 폭발이 일어나면서 집이 붕괴된 것으로 보인다. 의령 사고도 폭발사고 시간을 봐서는 80대 노부부가 아침을 먹기 위해 가스렌지를 켜는 순간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나 추정된다.

가장 안전해야 할 가정에서 이 같은 사고가 생겨 자치단체와 가스안전 당국의 보다 세밀한 취약계층 관리가 요구된다. 특히 창원의 경우 이웃 주민들은 도시가스를 모두 설치했는데, 폭발사고 가정은 도시가스를 설치하지 않았다는 점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도시가스를 설치하려면 자치단체에서 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하지만 개별 분담금도 발생해 취약계층은 이 개별 분담금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창원시가 지역 가스공급업체 227곳에 대해 전수 조사를 벌인다고 하니 사회적 경각심이 제고되겠지만, 무엇보다 도시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취약계층도 빨리 파악해 도시가스 안전관리는 물론 공급 지원에 대한 대책도 세워야 한다.

#도시가스 보급률 더 높여야= 가정용 LP가스 폭발사고가 발생하면 도시가스 보급률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도시가스는 LP가스보다 월등히 저렴하고 안전해 개별 가정에서 선호하는 에너지이다. 하지만 경남도내의 2019년 12월 31일 기준 시군별 도시가스 보급률 관련, 경남도 자료를 보면 도내 지역별로 도시가스 보급률은 천차만별이다.

자료상 경남의 총 가구는 138만4997가구인데, 보급가구수가 108만4560가구여서 도내 보급률이 78.3%를 보인다. 하지만 지역별로 보면 창원이 100.3%, 김해가 100.2%로 보급률 100%를 넘겼다고 하지만 창원의 한 도시가스 미수용가에서 LP가스가 폭발했고, 김해도 단독주택지 일부에는 아직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는 곳이 있다.

도시가스 보급이란 게 강제가 아니여서 주민들이 도시가스를 미수용하겠다고 결정하면 ‘미보급 가구수’에 포함시켜 보급률 산출에서 제외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가스안전관리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도시가스 보급이 인구밀집 지역에 쏠려 있어 농촌지역은 여전히 취약할 수 밖에 없다. 하동 9.3%, 창녕 11.1%, 의령 19.3%, 고성 21%, 함양 22.6%, 밀양 36.5%, 함안 41.6%, 거창 42.5%, 거제 47.5%여서 이들 지역은 가정용 가스안전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회사 관계자와 이야기 해보면 인구가 많은 쪽에 도시가스를 공급해야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도시가스 공급을 수월하게 하면서 더 많은 이익을 남기겠다는 말로 들리기도 해 씁쓸하다. 특히 자치단체 등 행정에서도 단독주택지, 근린생활시설 등의 택지를 조성할 때 처음 택지설계에서부터 도시가스 기반시설이 상수도·전기 기반시설과 동시에 설치되도록 해야 주민편의가 높아지고, LP가스 폭발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조윤제(창원자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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