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세상을 보며] 의령의 선택- 이준희(함안의령본부장 부국장대우)

기사입력 : 2021-02-09 19:36:13

최근 대한노인회 의령군지회 사무실에서 뵌 지역 어르신들의 눈빛이 근심으로 가득했다. 자리에 함께 한 5~6명의 어르신들은 “이런저런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이제는 진정 의령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지역민과 소통하고 고민하는 올바른 군수를 뽑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의병장 곽재우, 독립운동가 백산 안희재 선생 등 충의와 충절의 고장 의령이 요즘 시끌시끌하다. 전임 이선두 군수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지난해 3월 군수직을 잃으면서 오는 4월 7일 의령군수 재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전 군수는 보석상태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아오다 지난해 9월 재판에서 징역 10개월과 추징금 9000만원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불행히도 같은 날 오영호 전 군수도 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9개월, 업무상횡령 혐의로 징역 3개월 등 총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는 아픔을 겪었다.

잇따른 두 전임 의령군수의 군수직 상실로 군민들의 시름이 깊다. 지역민들은 ‘의령의 자존심이 무너진 것 같아 안타깝다. 이제는 정말 의령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할 수 있는 군수를 선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은 듯 하다. 4·7 재·보궐선거가 아직 50여일이나 남았지만 벌써부터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의령군수 출마를 위해 현직 도의원이 사퇴하고, 도의원 출마를 위해 현 군의원이 사퇴를 고민하면서 웬만한 지방선거를 방불케 하고 있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자 참다못한 지역 어르신들이 공명선거를 외치고 나섰다. 어르신들은 학연·지연·혈연·금품수수 등의 얼룩진 비리 선거를 벗어던지고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통해 이제는 무너진 의령의 자존심을 되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대한노인회 의령군지회 13개 읍면 분회 8000여명 회원들이 공명선거 감시자로 나섰다. 인구 2만6778명의 의령에서 1/3에 해당하는 9000여명이 노인들이고, 이 가운데 8000여명이 노인회 소속이다 보니 지역 어르신들의 목소리가 클 수밖에 없다.

어르신들은 이번 재·보궐 선거가 군민화합과 축제의 장이 아닌 분열과 갈등의 장으로 또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혼탁과 과열선거는 군수 부재로 가뜩이나 힘든 군민들에게 상실감과 소외감을 초래하고 코로나19로 지친 군민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할 것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가 군민화합의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지역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다하겠다고 했다. 또 의령군수 재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에게도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개인의 욕망과 욕심을 버리고 오로지 의령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군수가 되어 달라고, 그리고 선거에 패한 후보는 깨끗이 승복하고 군민화합과 군정 발전에 함께 동참해 달라고도 당부했다.

의령의 미래가 이번 4·7 재선거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보자는 의령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깊이 또 깊이 고뇌해야 한다. 그리고 군민들은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통해 의령을 사랑하고 아끼는 진정한 일꾼이 누구인지 잘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이준희(함안의령본부장 부국장대우)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준희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