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미얀마의 봄, 우리가 지지한다] (1) 설진환 부마민주항쟁사업회장

“민주화 의지 안꺾이면 빼앗긴 자유 되찾을 수 있을 것”

군사정권 저항 부마항쟁과 닮아

기사입력 : 2021-02-24 20:40:51

지난 1일 미얀마에서 문민정부를 몰아내는 군부 쿠데타가 발생해 시민 유혈사태로 번지고 있다. 민주화를 갈망하는 미얀마 국민들이 군부의 강경 진압에 한명 한명 쓰러지고 있지만, 국민들의 불복종 저항 운동은 날이 갈수록 들불처럼 번진다. 경남인들은 이번 미얀마 사태가 남의 일 같지 않다.

경남도 3·15의거와 부마민주항쟁이라는 찬란한 저항의 역사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경남신문은 ‘미얀마의 봄’을 적극 지지하기 위해 민주화의 성지인 경남에서 활동하는 민주화운동단체와 이주민, 도민 등의 응원 릴레이 메시지를 연재한다.

24일 설진환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장이 1979년 10월 18일 경남대 정문 앞에서 학생과 경찰의 대치 장면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24일 설진환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장이 1979년 10월 18일 경남대 정문 앞에서 학생과 경찰의 대치 장면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역사를 봐도 많은 사람들이 민주라는 단어 아래 희생됐다. 민주주의는 인간이 가져야 할 당연한 가치이기 때문에 1979년 10월 18일 마산시민들은 유신독재에 저항하며 거리로 나섰다. 오늘날 군부 쿠데타에 대항하는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화운동도 다르지 않다고 본다.”

설진환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장은 민주주의 쟁취를 위한 미얀마 국민들의 항쟁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미얀마는 50여년간 군부독재 체제를 유지하다 2015년 문민정부가 출범하면서 민주주의의 씨앗이 최초로 뿌려졌다. 하지만 6년 뒤인 2021년 군부 쿠데타가 발생해 정권이 교체되자 이에 반발하는 국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미얀마 국민들이 지난 6년간 민주주의를 경험하며 필요성을 체감했기 때문에 이번 민주화운동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설 회장은 설명했다.

설 회장은 “미얀마 역사를 살펴보면 국민들이 군부에 굴복하지 않고 저항한 것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군사정권에 대항해 마산 시민들이 주도한 부마민주항쟁과 오늘날 미얀마 민주화운동 사이에 공통점도 있다고 느낀다”며 “마산 시민들이 민주화를 갈망했던 것처럼 미얀마 국민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의지를 끝까지 유지한다면 빼앗긴 자유와 평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원했다.

현재 미얀마 현지에서는 군경의 강경 진압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설 회장은 미얀마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이어지고 있는 유혈사태에 우려를 표했다. 설 회장은 항쟁이 계속될수록 군부 쪽에서는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다양한 이유로 무력 진압을 하고 국민들은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총, 칼 앞에서 울부짖을 수밖에 없어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빠른 해결을 위해 세계 우방국들과 범세계적 민주화단체들이 목소리를 내줘야 한다”며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설 회장은 경남도민에게도 미얀마 민주화운동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의 민주주의는 많은 마산 시민들의 희생으로 얻어낸 값진 결과물이다. 아직도 그때의 희생으로 트라우마를 겪고 사는 시민들이 우리 곁에서 함께 지내고 있다. 도민들은 현재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등이 어떻게 생겼는지 과거를 되새기면서 전 세계에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얀마 국민들에게 “지역 단체들과 연대해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찾고 지원하도록 하겠다. 조금만 더 힘내 달라”고 응원의 메세지를 남겼다.

글·사진= 김용락 수습기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용락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