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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마산, 수소트램 타고 민주주의전당 간다

[창간75주년 특집] 창원시 마산 지도 바꿀 초대형 프로젝트

‘꿈의 도시’ 해양신도시엔 현대미술관·디지털 혁신타운 들어서

기사입력 : 2021-03-01 21:34:43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에 사는 50대 남성 A씨는 성산구 가음정 사거리에 있는 직장에 출근하기 위해 집 앞 월영광장에서 매일 아침 수소트램(도시철도·노면전차)을 탄다. 퇴근 후, 육호광장 근처에서 회식이 있어 ‘도로 위에 지하철’이라 불리는 S-BRT(고급 간선급행버스)를 타고 38분 만에 도착했다. 승용차를 타고 온 직장 동료보다 더 빨리 도착했다.

A씨는 매주 주말이면 가족들과 함께 마산해양신도시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에 가는 게 취미이다. 오늘은 특별히 프랑스 작가의 미디어 아트 전시회가 있는 날이다. 돌아오는 길에 서항 친수공간에 있는 민주주의 전당에 들러 공연도 보고, 마산해양신도시의 멋진 야경을 보며 산책도 한다.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몇 년 후 마산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일상적인 모습이다.

마산해양신도시 상상도.
마산해양신도시 상상도.

그만큼 마산은 요즘 시쳇말로 ‘핫(hot)’ 하다. 마산지역 초대형 프로젝트들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마산항 서항지구와 마산 구항 방재언덕이 레포츠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명품 해양공원’으로 바뀌어 오는 6월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마산항 친수공간은 다목적 구장, 테니스코트, 그라운드골프장, 게이트볼장 등 레포츠 시설을 비롯해 항만역사박물관, 유리난간 전망대와 수경시설, 휴게시설, 피크닉장, 가로수길, 데크로드, 녹지공간 등 맞춤형 여가활동과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민주화의 성지 마산’의 자긍심을 높여줄 민주주의 전당도 올해 실시설계를 마치고 내년부터 착공에 들어간다.

월영광장도 마산의 새로운 명물로 탄생한다. 마산 서부권역 대표 진입광장의 상징성 제고는 물론 사람을 끌어들이는 문화·휴식 교류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운동 일원 1만6279㎡에 총사업비 214억5200만원을 들여 올해 1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산 구항 방재언덕 친수공간 공사현장.
마산 구항 방재언덕 친수공간 공사현장.
서항지구 친수공간 조감도.
서항지구 친수공간 조감도.
서항지구 친수공간 보도교 조감도.
서항지구 친수공간 보도교 조감도.

상대적으로 쇠퇴했던 마산 구도심은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구암지구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한창이다. 지난해 말 노후화된 단독주택 53채와 공동주택 14채 수리를 완료했고, 안전마을 조성과 구암스토어는 다음달 중으로 착공에 들어간다. 공동육아나눔터, 맘랩(공동육아 프로그램, 엄마모임방) 등 ‘두루두루 어울림센터’ 조성사업도 올해 하반기 착공될 예정이다.

또한 마산합포구 신월지구 새뜰마을 사업은 현재 기본계획 수립 용역 중에 있으며, 내년 상반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이에 더해 창원시는 올 한해 월영동과 합성1동, 문화동, 성호동 4개소의 지역 특성을 살린 도시재생 공모사업도 진행한다.

대중교통 체계의 혁신을 몰고 올 BRT와 수소트램도 가시화되고 있다. 창원시는 육호광장~도계광장~창원광장~가음정사거리에 이르는 18㎞ 구간에 BRT를 구축한다.

S-BRT 구상도.
S-BRT 구상도.

우선 S-BRT가 도입되는 도계광장~가음정 사거리 구간(9.3㎞)은 내년 하반기에 착공해 2023년 6월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고, 육호광장~도계광장 구간(8.7㎞)도 2025년 준공할 계획이다. BRT 전용 도로와 첨단 정류장, 우선신호 시스템이 적용되면 현재 50분 이상 걸리는 육호 광장~가음정 노선이 30분대로 대폭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지난 2014년 무산되었던 도시철도 사업도 수소라는 친환경·탈탄소 옷을 입고 재추진된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창원시는 마산역~창원중앙역 15.6㎞, 월영광장~진해구청 32.5㎞, 창원역~진해역 20㎞ 등 3개 구간에 수소트램을 운영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수소트램.
수소트램.

BRT와 수소트램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여 지하철이 없는 창원의 대중교통 체계에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


‘마산 지각변동 신호탄’ 해양신도시
4월 우선 협상자 선정… 내년 착공

서항지구·구항 방재언덕 해양공원 변신
레포츠·휴식 공간… 6월 시민 품으로

‘대중교통 혁신’ S-BRT·수소트램 추진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구도심 활력도


◇마산 지각변동 신호탄은 마산해양신도시

마산의 부활을 넘어 마산의 지각변동을 이끌 신호탄은 바로 마산해양신도시다. 창원시는 지난해 10월 마산해양신도시를 스마트 기술 기반 세계적 감성 도시로 만들 개발방향을 새롭게 발표하고 조화와 상생 그리고 미래 혁신 성장을 도모할 청사진을 밝혔다.

시민 공감대를 바탕으로 공공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가치의 조화, 원도심과 해양신도시의 상생을 추구하고, 여기에 더해 단순 해양 관광지가 아닌 문화와 산업을 융합하여 미래 지속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만들어 마산 지역의 부흥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시는 마산해양신도시 전체 면적 64만2167㎡(19만4000평) 중 무려 68%인 43만9048㎡(13만3000평)는 시민이 원하는 공공부문으로 개발하고, 나머지 32%인 20만3119㎡(6만1000평)는 민간자본 유치를 통한 복합개발 공모 방식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그동안 마산해양신도시는 2015년과 2017년, 2018년 총 세 차례에 걸쳐 민간개발 공모 사업으로 추진됐지만, 사업자 측의 아파트·상업시설 건설 위주 개발 등의 사유로 모두 무산되면서 시민들의 실망감이 컸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된 민간 사업자가 선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최근 마산해양신도시 민간복합개발 시행자 공모 접수 결과 롯데건설(주), 지에스건설(주), 현대산업개발(주)(가나다순) 등 대기업을 포함한 8개 업체가 참여했기 때문이다.

시는 오늘 3월 25일까지 이들 업체의 사업계획서를 최종 접수하고, 4월께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해 7월 중으로 실시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민간으로부터 제안받은 사업계획이 선정되면 마산해양신도시 개발계획에 반영하고, 올 연말께 실시계획 변경 인가를 받아 내년에 본격적으로 착공에 들어가게 된다.

창원시는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24시간 세계와 소통하는 스마트 시티를 조성해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가 부럽지 않은 경관을 가진 해양도시로 조성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인근 어시장, 창동, 댓거리 등 기존 마산 구도심 상권과 긴밀히 연계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

마산해양신도시가 지난 십수년간 마산의 애물단지로 전락했지만 이제는 마산해양신도시로 인해 많은 사람이 모여들고 경제도 살아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전국 4곳 수도권 집중
‘창원관’ 유치, 문화분권 차원서 당위성
세계유일 바다 조망권 미술관 조성 강점

디지털 혁신타운은 새로운 성장 동력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공간 구축
첨단 수출·투자유치 거점 역할 선도


◇마산해양신도시 ‘성공 퍼즐’은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디지털 혁신타운

마산해양신도시 개발방향이 정해지면서 공공부문에 어떤 시설들이 들어설지에 대해 시민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창원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와 디지털 혁신타운 조성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마산해양신도시를 문화와 스마트 산업이 융합된 세계적 스마트 감성도시로 만들겠다는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투시도.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투시도.

창원시는 지방 문화분권 실현, 문화예술 향유 기회 확대, 지역 예술의 상향평준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에 행정력과 정치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더해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 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하여 현재까지 1780명이 동참했다.

또한 문화예술인과 각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유치 추진위원회도 발족해 한국예총 및 한국민예총 상호협력 협약을 맺고 정책세미나도 개최하는 등 미술관 유치에 대한 간절한 열망을 표출했다.

허성무 창원시장도 정세균 국무총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양우 문체부 장관 등 정관계 인사들에게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는 문화분권 차원에서 당위성이 있다.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밝힌 전국 문화기반시설(미술관, 박물관 등) 현황 자료를 보면, 전국 2825개의 문화기반시설 중 경기 537개(19.01%), 서울 399개(14.12%), 인천 104개(3.68%)로 전체의 36.81%(1040개)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은 수도권과 충청권에만 위치해 있다. 충청권은 수도권이라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남부권은 현재 전무한 상태다. 이에 문체부에서는 박물관·미술관 진흥 중장기 계획(2019~2023)을 세우고 전국적인 문화예술 향유 기회 확대 정책을 추진한다고는 하지만 현실은 아직 요원하기만 하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은 전국 4곳으로 서울관, 덕수궁관, 과천관, 청주관이다.

이에 정부는 남부권 주민의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창원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남부권 주민들도 수준높은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며 “남부권 중에서도 문신, 김종영 등 세계적인 조각가를 배출한 도시면서 마산국화축제, 창원 조각비엔날레 등 문화예술의 본고장인 마산에 국립현대미술관이 들어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다”고 말했다.

창원관 설립의 차별화 된 이점은 더 있다. 마산해양신도시 내 이미 신규부지가 확보되어 있어 즉시 착수가 가능하다. 그리고 세계 유일의 바다 조망권을 가진 미술관 조성이 가능하고 수려한 해양 경관을 배경으로 창원의 강점인 스마트 기술이 접목된다면 특화된 세계적 명소가 될 수 있다.

또한 3개의 KTX역,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올해 개통될 부전~마산 복선전철 등 광역교통망이 구축되어 있어 접근성이 유리하다. 인근 부산 울산 경남 등 동남권 지역의 잠재 관광객 800만명을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미술관 운영도 가능하다.

진해군항제와 마산국화축제 등 연간 600만명 이상 방문하는 축제가 있어 글로벌 수준의 문화 행사와 연계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실제 지난해 창원시정연구원에서 실시한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건립 기본구상 연구결과에 따르면 건립 및 운영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1.24로 나타났고, 수요 예측 결과 방문객수는 연간 132만9787명으로 추정되어 경제성 면에서도 효과가 입증되었다.

현재 광주, 대전, 진도군과 유치 경쟁에 있지만 광주, 대전은 광역시라서 문화 인프라나 향유 기회가 기초자치단체보다 많다. 게다가 대전하고 1시간 거리인 청주에 이미 분관이 있다. 특례시로 지정되어 달라진 창원의 위상만큼 마산해양신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의 최적지인 셈이다.

마산해양신도시 핵심 공공시설의 또 하나는 디지털 혁신타운이다.

창원시와 산자부는 지난해 마산자유무역지역 설립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자유무역지역의 재도약과 새로운 10년을 대비하기 위한 ‘K-FTZ(자유무역지역) 2030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주된 내용은 지역 주력산업과의 연계를 통한 첨단 수출, 투자유치 거점 특구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기존의 마산자유무역지역(1,2,3공구)은 더 이상의 공간적 확대가 힘들다. 이에 데이터(Data), 네트워크(Network),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산업의 유치와 기존 기업의 제조 혁신을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 확장이 절실하다.

창원시는 이러한 이유로 마산해양신도시에 신(新)마산자유무역지역인 디지털 혁신타운 조성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공유형 연구 생산시설과 제조데이터 센터 운영, D.N.A(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혁신공간 등을 구축해 디지털과 그린이 융합되는 미래형 자유무역지역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지역 주력산업을 육성하여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려는 ‘한국판 지역 균형 뉴딜’과도 뜻이 같다. 디지털 혁신타운은 기존의 마산자유무역지역과 창원 스마트 선도산단과 연계를 통한 동남권 수출경제 블록체인 실현도 기대된다.

마산지역 주민들은 대한민국 경제·산업을 견인했던 마산의 재도약과 제조업 혁신 선도를 위해 정부가 디지털 혁신타운(신마산자유무역지역) 조성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마산은 과거 우리나라의 산업과 경제, 문화를 선도하면서 전국 7대 도시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1990~2000년대 산업구조의 변화를 이기지 못하고 급격한 쇠퇴기를 맞으면서 마산 주민들은 1970~80년대 활기차고 좋았던 그 시절을 추억할 따름이다.

하지만 지금 마산은 ‘과거를 회상하는 도시’에서 ‘미래를 선도하는 도시’로 변해가고 있다.

마산해양신도시를 중심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디지털 혁신타운, 마산항 친수공간, 구도심 도시재생사업 등 초대형 프로젝트가 자리잡아 가면서 대한민국 압축성장을 견인했던 마산이 다시 한번 일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10년 후 마산,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는 희망과 노력도 확산되고 있다.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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