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민주당 참패… 정국 구도 요동] 국정 동력 저하… 레임덕 가속화할 듯

국민의힘, 2016년 이후 4연패 고리 끊어

야권, 국민의힘 중심으로 재편 가능성

기사입력 : 2021-04-08 00:41:43

4·7 재보선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하면서 정국 구도도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무엇보다 ‘대선 전초전’ 성격의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모두 패하면서 1년이 채 남지 않은 대권가도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이 가속화하면서 국정동력도 저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 승리가 단순히 서울과 부산 광역자치단체장 두 곳을 탈환한다는 의미를 넘어 내년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보았다는 점에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016년 20대 국회의원 총선부터 지난해 21대 총선까지 4연패의 충격을 딛고 부활의 동력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국민의힘은 야권 재편에서 주도권을 갖고 제3지대를 포섭하며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재보궐선거일인 7일 오후 의령군청 대회의실에 마련된 개표장에서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성승건 기자/
재보궐선거일인 7일 오후 의령군청 대회의실에 마련된 개표장에서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성승건 기자/

◇문 대통령 레임덕 가속화 전망= 이번 재보선이 문재인 정부의 지난 4년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 만큼,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지지율이 30%대를 밑돌며 본격적인 레임덕이 찾아올 것이란 관측이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및 경제회복, 부동산 적폐청산 등의 핵심과제를 추진하는 데 있어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청와대 내에서 대대적인 참모진 교체 등 인적쇄신 카드를 포함, 국면전환을 위한 ‘충격요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분위기 쇄신용’ 개각이나 청와대 참모진 교체의 규모가 커지거나 앞당겨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미 정세균 국무총리가 재보선 이후 대선 출마를 위해 총리직 사퇴 의사를 사실상 공식화한 상황이라 이를 계기로 개각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고용노동부·산업통상자원부·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장수 장관들의 교체 가능성이 높다.

◇민주, 당 지도부 책임론=민주당 지도부는 거센 책임론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2016년 총선을 시작으로 전국단위 선거에서 연승가도를 달려온 민주당이 처음으로 겪는 패배의 충격파가 상당할 수밖에 없다. 현 지도부 내에서는 5·9 전당대회에서 새 당대표 선출을 기점으로 “질서 있는 수습”을 거론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최고위 총사퇴를 비롯한 전면 쇄신론을 넘어 ‘비대위 출범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지도부 교체 과정을 통해 당 운영 기조에 변화를 모색할 전망이다. 특히 거센 ‘정권 심판론’ 정서를 불러온 규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과 강경 일변도였던 ‘검찰개혁’ 추진 기조에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패배가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성난 민심이 결정적이었고 그 해법을 놓고 당청이 미묘한 시각차를 보여온 만큼, 선거 이후 임기 말에 접어든 문 대통령의 청와대와 본격적 선긋기에 나설 여지도 없지 않다.

당 일각에서는 ‘친문’(친문재인) 일색인 여권의 인사 기조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선거 패배로 인한 당내 위기감이 커지면서 친문 주류를 중심으로 세 결집이 강화하고, 이들이 먼저 강경한 개혁 추진을 주도하려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선 경선 연기론도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 경선 연기 주장은 지난 2월 당 일각에서 나왔다가 당내 1강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의 강한 반발에 공론화되지 못했다. 당헌·당규상 대선 6개월 전까지 당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데 당 전열을 재정비하기 위해선 9월에 당 후보를 선출하는 것은 무리라는 이야기가 벌써 나온다.

◇국민의힘, 야권 권력재편 중심으로= 국민의힘은 이번 승리로 지난 2016년 20대 총선 이후 19대 대선(2017년), 7회 지방선거(2018년), 21대 총선(2020년) 등 전국단위 선거에서의 연패를 끊고,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의석수에서 밀려 기울어진 정국 주도권을 어느 정도 찾아오는 한편, 향후 대선 국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당내 권력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끝내고 신속히 새 지도부를 선출해 야권 재편을 주도하고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김 위원장은 재보선 이후 당을 떠나겠다고 밝혔지만, 보선에서 입지를 튼튼히 하면서 차기 대권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야권은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재편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야권 내 주도권이 국민의힘 쪽으로 쏠리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의 입당 등 향후 정계개편에서 제1야당을 중심으로 한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권 잠룡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윤 전 총장이다.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이다. 현재까지 윤 전 총장의 향후 행보로 제3지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 대권 인사들의 보폭이 넓어지면 각 후보 간 상승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영역도 넓어진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부산시장 선거 선대위원장을 맡아 활약한 김태호 의원 등 야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들이 국민적 관심을 받는 ‘컨벤션 효과’가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상권 기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상권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