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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꾸리] (178) 까리다, 장우, 주디(조디)

기사입력 : 2021-05-07 08:05:59

△서울 : 따오기가 우리나라에서 멸종된 지 42년 만에 최근 창녕 우포에서 자연 부화에 성공했다는 얘기 들었어? 2019년 우포늪에 방사한 40마리의 따오기 중 2016년생 동갑내기 한 쌍이 낳은 알에서 새끼 2마리가 태어났대.

▲경남 : 새끼 따오기 억수로 새칩더라 아이가. 그라고 겡남서는 ‘쌍’을 ‘장우’라 칸다. 그래가 짐승의 암수 한 쌍이나 두 쌍을 말할 직에 한 장우, 두 장우 이래 칸다. ‘자웅’이나 ‘장오’라꼬도 카고. 따오기 한 장우가 자연에서 저거들찌리 새끼로 까맀다 카이 울매나 신기하노.

△서울 : 쌍의 뜻인 장우라는 말 재미있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따오기 새끼들이 어미에게서 먹이를 받아먹는 걸 보니 신기하더라. 그런데 ‘까맀다’는 무슨 뜻이야?

▲경남 : ‘까리다’ 카는 말은 알 겉은 거를 한 분에 마이 낳거나, 새끼를 태어나게 하다 이런 뜻이다. ‘삥아리 까린다’ 이래 카지. 포준말로 ‘까다’ 뜻인 기라. 지역에 따라가 ‘깨리다’라꼬도 카고 ‘깔리다’라꼬도 칸다.


△서울 : 일본은 따오기 야생 방사 후 자연 부화까지 5년이 걸렸는데 우리는 2년 만에 성공하는 등 따오기 복원 사업이 잘되고 있는 것 같더라.

▲경남 : 따오기 이바구하다 보이 생각난 긴데, 얼매 전에 창원의 한 초등핵교 운동장에 산돼지가 나타나가 난리가 났다 아이가. 등교 중이던 학상들이 도망을 가고 했다 안카더나. 산돼지 주디 겉은 데 받히머 사램이 다친다 아이가.

△서울 : 학교에 멧돼지가 나타났으니 학생들이 얼마나 놀랐겠어. 그 멧돼지는 경찰이 호출한 엽사에 의해 사살됐다더라. 그러고 보니 따오기와 멧돼지는 같은 야생동물인데도 사람들이 전혀 다르게 대하는 거 같네. 그건 그렇고 ‘주디’가 무슨 뜻이야?

▲경남 : ‘주디’는 ‘주둥이’를 말하는 기다. ‘대애지가 주디로 땅을 판다’ 이래 카지. ‘조디’라꼬도 칸다. 산돼지가 도심에 출몰하는 거는 개발로 인해 서식지가 파괴되고 먹이가 부족해지가 그런 기라 카대. 산돼지가 도심에 오지 않거로 해야 될 낀데.

허철호 기자 kobo@knnews.co.kr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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