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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안전은 서로 가르치고 같이 배워야 합니다- 김조일(경남소방본부장)

기사입력 : 2021-05-13 20:14:02

5월은 여러 의미 깊은 날로 가득하다. 사회를 일구는 일꾼들을 위한 근로자의 날, 사랑스런 아이를 위한 어린이날, 부모님께 감사하는 어버이날, 삶의 바른 길로 인도해주신 선생님을 위한 스승의 날 등 가히 기쁨과 감사의 계절이라 할 수 있다.

뜻깊은 5월의 날 중 유독 마음이 더하는 날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여전히 배움에 길을 열어주신 고마우신 은사님들의 얼굴과 말씀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나에겐 지천명이라는 나이에 이르기까지 하늘의 뜻을 알게끔 해주신 스승님은 비단 한두 분이 아니었다. 삶의 곳곳에서 만난 모든 분들이 스승이 되어 주셨고 여러 길을 인도해 주었다.

얼마 전이었다.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 담벼락 모퉁이에서 유치원 가방을 맨 두 명의 앳된 스승을 만날 수 있었다. 두 스승은 소화전 앞에서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선생님이 소화전 주변에는 주차를 하면 안된다고 했어. 자전거도 두면 안 되는 거야!” “알겠어, 다른 곳에 둘게. 알려줘서 고마워”

두 스승의 대화는 짧고 간결했지만 울림은 깊었다. 소화전 앞 주·정차 금지, 소방차량 통로 확보는 소방관들이라면 언제나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다. 꾸준히 국민 여러분께 안내한 소방교육이 이렇게 하나하나 자리 잡아 가는구나 하는 생각과 두 스승이 커서 생활 할 안전한 세상에 대한 상상으로 퇴근길 발걸음이 가벼웠다.

과거의 소방은 화재 등 사건·사고의 대응에 집중했었다. 하지만 현재 국민의 눈높이는 발 빠른 대응뿐만 아니라 안전한 사회시스템을 원하며 더 나아가 안전의식의 함양까지도 요청하고 있다. 이런듯 소방에 대한 국민의 안전 수요는 날로 확장되어 가고 있다.

경남도에서는 지난 3월 합천 용주면에 경상남도 안전체험관을 건립했다. 이제 안전을 배우기 위해서는 멀리 다른 시도를 찾지 않아도 우리 경남 내에서 안전을 보고 듣고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결과는 도민의 안전향상으로 차츰 드러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김해시에서 소방안전교육을 받은 주간노인보호센터장이 쓰러진 경비원을 자동제세동기를 사용하여 제2의 삶을 선물하였고 지난해에는 직장에서 배운 심폐소생술로 근무 중 쓰러진 동료를 소생시킨 사례가 있었다. 이런 미담은 언론과 지역사회에 알려져 안전교육의 필요성과 안전의식의 중요성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

우연히 배운 소방안전교육이 나와 내 이웃을 살리고 사회를 안전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소방이 꿈꾸는 안전의 미래이다.

푸르른 5월 모두가 함께 안전을 배우고 나눠 서로가 서로에게 스승이 되는 좋은 날이 가득하길 소망해 본다.

김조일(경남소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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