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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꾸리] (179) 담보(담뿌), 삐알(비알, 삐아리)

기사입력 : 2021-05-21 08:05:09

△서울 : 창원 청량산에서 멸종위기 2급 야생동물인 ‘담비’가 목격됐다더라. 담비가 촬영된 영상엔 담비 한 마리가 몇 분간 모습을 보이다 비탈길 아래로 사라졌대.

▲경남 : 내도 그 이바구 들었다. 그라고 담비를 겡남서는 ‘담보’라 마이 칸다. ‘담뿌, 담뽀, 땀뽀’라 카는 데도 있고. 앞에 니가 한 말 중에 비탈길을 겡남말로 뭐라 쿠는지 아나?

△서울 : ‘담보’, ‘담뿌’라는 말 재미있네. 그런데 비탈길이 경남말로 뭐지? 경남에서 길을 질이라고 하니 비탈질이라고 하나? 네가 묻는 걸 보면 비탈을 뜻하는 경남말이 있는 것 같은데….

▲경남 : 비탈을 뜻하는 겡남말 쌔빌맀다. ‘삐알’이라 마이 카고, ‘비알, 비얄, 삐얄, 삐아리, 삐딱, 삐딸, 삐떼이’라꼬도 칸다. 그라고 ‘까꾸막’이라꼬도 카고 ‘까꼬막’, ‘까풀막’, ‘깔커막’이라꼬도 카지. 포준말 비탈도 씨고. 너무 많아가 기억하기 에럽을 끼거마는.


△서울 : 정말 많네. 그런데 ‘까꾸막’은 네가 오래전에 ‘오르막’의 경남말이라고 가르쳐줬던 거 같아.

▲경남 : 그거로 기억하나. 니 기억력 억바이 좋네. 이바구하는 짐에 하나 더 갤마주꺼마. 삐알은 비탈 말고 다른 뜻도 있는데, 어떤 공간이나 범위 등을 함축적으로 이리는 말로 씬다. 이럴 직에는 ‘그 사람은 요 삐알에 안 살았나’, ‘이 삐알에서는’ 이래 카지. 이 삐알에서는은 이 바닥에서는 뜻이다.

△서울 : 뉴스를 보니 지난해부터 창원 지역에서 담비 목격 신고가 잇따르고 있고, 사천과 밀양, 양산에서도 담비가 목격됐대. 전문가들 얘기로는 지역 산림환경 개선과 함께 담비 개체 수가 늘면서 고지대에 서식하던 담비가 도심지 인근 숲까지 내려온 거래.

▲경남 : ‘호래이 잡는 담보’ 카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담보가 영리하고 날래다 안카더나. 그라고 담보가 사는 데는 다른 야생동물들도 사는 건강한 숲이라 카더라꼬.

△서울 : 창원 청량산의 담보가 삐알질 아래 숲 삐알에서 잘 살았으면 좋겠어.

허철호 기자 kobo@knnews.co.kr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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