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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숙소 술판 감염’ 이어 허위진술 의혹 파문

외부인과 술자리 후 모두 4명 확진

방역당국, 허위진술 정황 수사 의뢰

기사입력 : 2021-07-14 21:11:37

NC 선수단이 경기 전날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과 술자리를 가졌다가 코로나19에 감염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선수 등 관계자들이 역학조사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한 정황이 드러나 방역당국이 14일 경찰에 수사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엄중한 상황에 선수들의 일탈로 리그 중단까지 초래한 데다 거짓말 의혹 파문까지 일면서 연고지인 창원지역 팬들의 원성이 높다. 선수 개인이나 코치진, 구단의 책임은 물론 퇴출까지 거론되는 분위기다.

NC 선수들의 코로나19 감염 여파로 프로야구 시즌이 중단된 가운데 14일 오후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에서 구단 관계자가 로비에 서 있다./성승건 기자/
NC 선수들의 코로나19 감염 여파로 프로야구 시즌이 중단된 가운데 14일 오후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에서 구단 관계자가 로비에 서 있다./성승건 기자/

NC 선수들은 지난 8일 서울 원정 경기를 위해 머물렀던 숙소 호텔의 투숙객 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선수단 전원이 검사한 결과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앞서 NC와 경기를 치른 두산 베어스도 선수단을 전원 검사한 결과 2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결국 리그가 중단됐다. 이후 NC는 자가 격리 중이던 직원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확진자는 14일까지 모두 4명으로 늘었다.

NC 선수들의 감염 경로를 추측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호텔 객실에 모여 외부인 여성들과 술을 마셨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결국 NC 선수단은 자진해서 외부인과 술자리 도중 코로나에 걸린 사실을 시인하고 고개를 숙였다.

박석민은 14일 관련 선수를 대표한 사과문을 발표하며 “5일 밤 10시 넘어 서울 원정 숙소에 도착한 뒤 후배 3명(권희동, 이명기, 박민우)과 제 방에 모여 야식으로 떡볶이 등 분식을 시켰다. 이때 친분이 있는 지인이 숙소 앞에서 구단 버스를 보았다며 연락을 해왔다”며 “지인의 친구분이 저희 팬이라 반가운 마음에 전화했다고 했고, 그러면 안 되는데 제가 ‘지금 동생들과 있으니 잠깐 같이 방에 들러 인사 나누자’고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추가로 룸서비스로 시킨 치맥 세트를 함께 먹었다. 이때 같이 나온 맥주 세 병과 편의점에서 산 맥주 네 캔을 나눠 마셨다. 지인은 먼저 나갔고, 후배들은 개인 용무로 제 방을 왔다갔다 했다. 그런데 동석한 지인으로부터 8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이후 검사를 받고 저와 후배는 양성으로 판정돼 센터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석민은 다만 “내용 이외에 항간에 떠도는 부도덕한 상황은 없었다”며 “저희 넷 모두의 선수 생활을 걸고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NC는 사실관계가 명확해질 때까지 김종문 단장의 직무를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또 박민우는 이번 상황에 대한 책임과 현재 손가락 부상을 이유로 올림픽 국가대표팀 자격을 내려놓겠다고 전했다. NC 황순현 대표도 사과문을 내고 “방역 당국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선수뿐 아니라 대표이사 이하 구단 관계자들도 경중에 따라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NC 선수들과 관계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방역당국이 이들을 수사 의뢰해 비난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NC 팬 활동을 꾸준히 해온 40대 김모씨는 “팬들이 시쳇말로 쪽팔린다고 얘기한다. 선수들이 잘못했고 구단도 잘못했다”라며 “팬들은 마스크 쓰고 소리도 못 지르는데, 그래도 야구를 보려고 경기장을 찾는다. 선수들이 이런 행동을 했다는 것에 상당히 실망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단도 쉬쉬하고 있었다고 본다. 소문이 안 좋아지고 여론이 안 좋아지니 이제야 털어놓는 것 아니냐. 알고 보니까 설이 일정 부분 맞았다”라며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 데 안 새어나가겠나. 구단은 여태 사건 사고가 있을 때마다 전부 쉬쉬하고 있다가 터질 것 다 터지고 나서야 시인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팬들의 실망감만 더 커졌다”고 했다.

팬 커뮤니티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속출하고 있다. NC 팬 카페에는 ‘올해 야구 보기 힘들 것 같다’거나 ‘가슴 아프지만 팀을 위해 해당 선수들을 방출했으면 한다’, ‘이제 어느 팀 응원하죠’ 등의 비판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KBO(한국야구위원회)는 NC에 이어 두산 등 구단 선수단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지난 12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이번 사태로 13~18일 경기가 중단되고 도쿄올림픽 개최에 따른 리그 휴식기를 거친 뒤 8월 10일 경기가 재개된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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