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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창원농협, 조합원·일부 고객에 “판촉행사 취소” 몰래 공지

지난 2일 첫 확진·3일 무더기 확진 뒤

3일 저녁에 ‘한우데이 취소’ 문자 발송

기사입력 : 2021-08-08 21:23:58

남창원농협 농수산물유통센터(이하 남창원농협)가 확진자 발생 사실을 수일간 알리지 않은 가운데 일부 조합원과 고객들에게는 정기 판촉행사 취소를 알리는 등 확진자 발생에 따른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도 영업중단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휴업에 들어간 창원시 성산구 남창원농협유통센터./성승건 기자/
지난 5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휴업에 들어간 창원시 성산구 남창원농협유통센터./성승건 기자/

지난 6일 농협의 설명을 종합하면, 남창원농협은 지난 2일 협력업체에서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후 4일 오전까지 직원들에게 3차례 문자를 발송해 내부직원의 확진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남창원농협은 지난 2일 최초 확진자 발생 이후 해당 코너만 영업을 중단했고, 사흘에 걸쳐 13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오후 6시까지 영업을 이어왔다. 더군다나 지난 3일에는 최초 확진자가 근무하던 판매코너와 다른 코너에서 근무하던 직원도 양성 판정을 받은 만큼 남창원농협 내 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인데도 남창원농협 측은 영업 중단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남창원농협의 뒤늦은 확진자 발생 공지와 영업정지 조치로 검사 대상자(7월 26일~8월 4일 총 10일간 마트 방문자)는 급격히 늘어 시민들의 혼란을 더 키운 셈이다.

또 6일 조합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남창원농협 측은 확진자 발생에 따른 조치로 4일에 열리는 정기 할인행사인 ‘한우데이’를 열지 않으니 방문하지 말라는 공지를 일부 조합원과 고객들에게 3일 오후 8시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남창원농협 측은 공지 문자를 통해 ‘8월 4일 한우데이 행사가 취소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 점 참고하시어 쇼핑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알렸다.

경남농협 관계자는 “내부 사정으로 행사가 취소됐다는 공지를 조합원과 등록된 회원들에게 한 게 맞다”며 이 사실을 확인시켰다.

확진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대규모 인원이 몰릴 것을 우려해 할인행사는 급히 취소하면서도, 매출 손실을 우려해 전체 매장 영업중지는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 시민들은 분노했다. 영업을 중단한 지난 4일에는 유통기간이 짧은 야채류는 ‘떨이 판매’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창원농협을 자주 방문하는 남모(31·성산구 대방동)씨는 “2일 첫 확진자가 나오고 3일 동안 13명이 더 나왔는데, 이 사실은 알리지 않고 사람들이 몰리는 할인행사는 취소한 걸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하느냐”며 “전날 저녁 급히 행사를 취소했다는 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알았다는 것 아닌가. 적어도 확진자 3명이 추가로 나온 3일 오전에는 영업중단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혀를 찼다.

남창원농협 측이 지난 5일 낸 사과문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남창원농협 측은 네이버 밴드에 ‘고객 사과문’을 올리고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지만, 사과문의 내용이 미흡하고 사과주체인 책임자 없이 ‘남창원농협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라고 게재했다는 이유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남창원농협 측은 조합장 명의의 사과문을 일간지 등에 게재할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조합 관계자는 “제때 선제조치를 하지 않아 일을 이렇게나 키운 뒤 사태 책임자인 조합장은 뒤로 쏙 빠지고 남창원농협 명의로 사과문을 올리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고 비난했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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