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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무관중으로 텅 빈 창원NC파크를 보며

기사입력 : 2021-08-11 09:13:10
김재경 문화체육뉴미디어영상부

창원NC파크 관중석이 텅 비었다. 10일 경기장은 NC 다이노스 선수단의 술자리 코로나19 확산 파문 후 우여곡절 끝에 프로야구 리그가 재개된 날이었다. 한 달 정도 만에 경기가 열리는 날인데 공교롭게도 창원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격상되면서 무관중이 됐다.

때문에 이날 야구장에서 경기 한참 전부터 일찍이 찾아온 관중들도 찾아볼 수 없었다. 평소 경기장을 찾는 팬들을 보면 항상 들뜬 얼굴이 보인다. 직관에서만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어떤 생동감이나, 오늘은 또 어떤 반전이 있을까라는 기대 등에서 나왔을 것이다.

선수들의 술자리 파문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거리두기상 무관중만 아니었다면 변함없이 야구장을 찾아 응원하려 했다”라며 “우리 선수들 기죽지 말라고 휴가도 내놨었다”라는 말도 했다. 반면 또 다른 팬들은 “아직 마음속에서 용서하긴 이르다”며 시간이 필요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이외 “다신 야구를 보지 않을 것”이라며 떠난 이들도 있었다.

프로야구 리그 재개를 기다리는 동안 올림픽 야구가 있어 그리 따분하진 않았다. 그러나 야구 올림픽 대표팀은 참가 6개국 중 4위의 빈손으로 돌아왔다. 더욱이 결과보다 실망스러웠던 것은 그들이 보인 무기력과 사라진 투혼이었다. 아마 올림픽 출전 종목 중 국민적 응원을 받지 못한 유일한 종목이었을 것이다. 야구 원로인 김응용 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들을 통해 “이번 올림픽은 배에 기름이 찬 상태에서 뛴 것이나 다름없다”며 비판했다.

과거 프로야구 관중석은 인기가 없어 텅 비다시피 한 시절이 있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계기로 폭발적으로 늘어나 2017년 한 시즌 역대 최다인 840만 관중을 기록한 뒤 2019년 728만명으로 줄어드는 등 내리막을 타고 있다. 야구계는 일련의 사태로 침체기로 접어들진 않을까 위기감을 느낀다.

지금부터 선수들이 달라진 모습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언젠가 경기장은 강제되지 않더라도 팬들이 먼저 등을 돌려 정말 무관중이 될지도 모른다.

김재경 (문화체육뉴미디어영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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