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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특집 - 대우조선해양] 해양플랜트 수주 ‘부활 예고’… 선종 다각화로 시장 공략

2019년 이후 2년 만에 해양플랜트 수주

조 단위 프로젝트 수주는 7년 만의 쾌거

기사입력 : 2021-08-12 08:27:13
해상크레인이 대형 선박블록을 도크장에 탑재하고 있다./대우조선해양/
해상크레인이 대형 선박블록을 도크장에 탑재하고 있다./대우조선해양/

지난 6월과 7월 대우조선해양이 수년 동안 끊겼던 해양플랜트를 수주했다는 소식이 잇따라 들려왔다.

6월 이탈리아 엔지니어링 업체인 사이펨과 함께 전체 계약 2조6000억원 규모(대우조선해양 계약금액 약 1조1000억원)의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를 수주한 데 이어 7월에는 카타르 NOC사로부터 약 7253억원 규모의 고정식 원유생산설비를 수주했다는 소식이다.

대우조선이 해양플랜트를 수주한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2년 만이고, 조 단위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은 2014년 이후 7년 만이다. 한 해에 해양설비 2기 이상 수주에 성공한 것은 2013년 이후 8년 만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를 두고 ‘쾌거’라고 표현했다.

올해 수주 목표액 상반기에만 80% 달성

WTIV 수주로 해상풍력발전 시장 선점

디지털 생산센터는 건조 효율화 결정체

◇상반기에만 올해 수주목표 근접=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컨테이너선 16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1척, 초대형LPG운반선 9척, LNG운반선 1척, 해상풍력설치선(WTIV) 1척, 해양플랜트 2기 등 총 40척/기 약 61억3000만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 77억달러의 80%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8년 68억1000만달러를 수주해 목표 73억달러의 93%, 2019년 68억8000만달러로 수주목표 83억7000만달러의 82%, 2020년 56억4000만 달러로 수주목표 72억1000만달러의 78%를 기록하는 등 최근 3년간 수주 목표를 달성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상반기 수주 물량으로 수주 목표에 근접해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년간 끊어졌던 해양플랜트 수주는 가뭄에 단비와도 같았다. 초대형 LNG·LPG운반선을 중심으로 수주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해양플랜트 시장에서도 부활을 알린 것이다.

해양플랜트 수주는 2~3년 만에 직원 채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5월 상반기 신입·경력사원 수시 채용에 이어 이달 해양플랜트 부문 인력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채용에서는 배관, 전장, 기계, 선실, 선장 등 5개 분야와 사업관리 부문 경력직을 모집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연이어 해양플랜트를 수주한 것은 대우조선해양의 해양플랜트 건조경험과 기술력을 완벽하게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며 “장기간 물량이 없었던 해양플랜트 물량을 수주하면서 인재 채용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제1생산지원센터 건물에 자리한 디지털 생산센터.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제1생산지원센터 건물에 자리한 디지털 생산센터.

◇미래 산업현장 온 듯 ‘디지털 생산센터’=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제1생산지원센터 건물 4층. 대우조선이 자랑하는 디지털 생산센터가 자리 잡은 곳이다. 디지털 생산센터 입구는 스마트 생산관리센터와 스마트 시운전센터로 나뉘어 있다.

‘스마트 생산관리센터’에 들어서면 전면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을 통해 야드에서 건조 중인 작업현장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작업현장의 화면을 제공할 뿐 아니라 각 공장의 자재, 공정률, 에너지 사용량, 블록 이동 등 수많은 생산 정보가 1분마다 업데이트된다. 마치 영화 속 미래 산업현장의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듯하다. 이곳 스마트 생산관리센터는 여의도의 1.5배에 달하는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40만평 야드 전체를 아우르는 컨트롤 타워다.

‘스마트 시운전센터’는 공해상에 나가 있는 시운전 선박을 손바닥 보듯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다. 스마트 시운전센터에서는 모든 시운전 선박의 장비별 성능, 연료 소모량, 문제점 등 운항 정보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수집한다.

수집된 정보는 모니터 앞에 대기하고 있는 각 분야 엔지니어에게 제공돼 실시간으로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또, 스마트 시운전센터에 수집된 데이터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앞으로 건조될 선박에 미리 적용해 볼 수도 있고, 선주에게 운영비 절감 방안 등도 제안할 수 있어 수주 경쟁력 향상도 기대된다.

디지털 생산센터는 대우조선해양이 불황 타개를 위해 그동안 준비해 온 건조 효율화의 결정체다. 대우조선해양은 투입 비용 대비 선박건조 효율성이 조선사의 수익성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고 최선의 건조 플랫폼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 맞춘 스마트야드와 스마트십 개발에 사활을 걸고 추진해 왔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통상 시운전은 제한된 인원만 승선할 수 있어 시운전 중에 문제가 발생하면 기술 인력이 배를 타고 직접 공해상까지 가서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며 “이제는 스마트 시운전센터에서 관련 엔지니어가 모두 모여 원격으로 솔루션을 제공해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노동자들이 용접작업을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동자들이 용접작업을 하고 있다.

◇선종 다각화 모색=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수주 리스트에는 유독 눈에 띄는 선종이 하나 보인다. 지난 5월 모나코 에네티사로부터 수주한 대형해상풍력발전기설치선(WTIV)이다.

WTIV는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와 유지 보수를 위한 특수선이다. 대우조선이 수주한 WTIV는 길이 148m·폭 56m 규모로, 14~15메가와트(MW)급 대형 해상풍력발전기 5기를 한 번에 싣고 운항이 가능하다. 또 수심 65m까지 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다.

시장 분석업체 베셀즈밸류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해상풍력 프로젝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WTIV의 숫자는 최소 100척 이상이다. WTIV의 척당 가격이 3000억~4000억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최소 3조~4조원 규모의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이번에 수주한 WTIV의 가격은 3682억원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은 WTIV 수주는 앞으로 큰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을 선점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해양방산 분야도 대우조선해양이 선종 다각화를 위해 주력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이 분야 대표적인 선종이 잠수함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잠수함 역사는 우리나라 해군의 잠수함 역사와 함께한다. 1980년대 말 KSS-I급 잠수함 건조를 시작으로, KSS-II 사업에 이어 KSS-III 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특히 3000t급 차세대 KSS-III(도산 안창호함) 사업을 수행하면서 독자적인 잠수함 설계, 건조 역량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우조선은 잠수함 수출에도 나서 2011년 인도네시아 해군과 3척의 잠수함 신조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 올해 초 해군이 발표한 3만t급 경항공모함 수주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대우조선은 내년으로 예정된 해군의 경항공모함 기본설계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이탈리아 대형 조선사인 핀칸티에리와 경항공모함 기술 협력 연구 용역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핀칸티에리는 크루즈선부터 항공모함까지 다양한 선박을 건조하고 있는 조선사다.

김성호 기자 ksh@knnews.co.kr

김성호 기자 ks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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