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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때] 함안 입곡군립공원

힐링 숲과 저수지… 가을하늘 달리고 물위를 노닌다

1985년 입곡저수지 일대 조성

기사입력 : 2021-09-09 21:37:57

9월 초순은 아침 저녁으로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면서 가을이 멀지 않았음을 느끼는 시기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요즘은 야외에서 마음껏 들이마실 수 있는 신선한 공기가 어느 때보다도 반갑다. 차를 타고 조금만 움직이면 도심 인근에서 선선한 가을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함안 입곡군립공원은 산인면 입곡리에 있다. 규모는 96만695㎡에 달한다. 일제강점기에 농업용수를 마련하기 위해 만든 입곡저수지 일대에 1985년 조성됐다.

아라힐링사이클/함안군/
아라힐링사이클&아라힐링바이크

입곡군립공원에는 길이 100m가 조금 넘는 출렁다리, 폭 12~26m에 높이 10~35m의 인공폭포 2개소, 45㏊의 산림욕장이 있다. 산림욕장에는 4.28㎞의 둘레길이 잘 조성돼 있어 울창한 산림과 저수지 경치를 감상하며 편안한 산책이 가능한 사계절 명소다. 저수지 안쪽의 깎아지른 절벽을 따라 소나무숲이 우거져 경치가 좋다. 봄이면 저수지 주변 산책로의 벚꽃이 장관을 이룬다. 지금은 낮시간대에 여름 햇살이 여전하지만 아침과 저녁시간대에는 초가을의 시원한 바람을 느낄수 있다.

저수지 가장자리는 입곡공원길 도로를 제외하면 모두 자연 상태 그대로다. 짙은 녹음에 컴컴한 그늘 속으로 둘레길을 걷는 이들의 모습이 언뜻언뜻 보인다. 수심 5~9m인 저수지는 산 그림자와 구름 있는 하늘을 담고 고요하게 흔들린다.

입곡군립공원은 사계절 경치를 감상하는 것은 물론 하늘을 달리고, 물살을 가르는 신나는 체험도 할 수 있어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체험시설은 지난 1일부터 다시 운영에 들어갔다. 아라힐링카페는 함안군에서 직접 운영하는 체험관광시설로 무빙보트 15대, 하늘자전거(사이클, 바이크) 6라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입곡군립공원 전경
함안 입곡군립공원 전경

벚나무 가로수와 소나무 숲을 뚫고 들어가면 저수지 수면에 떠있는 원색의 시설물이 눈에 띈다. 알록달록 지붕을 인 무빙보트다. 컬러풀한 보트 계류장은 산중 공원의 고요함에 화사한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도심공원에 어울릴 법한 무빙보트는 체험객들이 즐겨찾는다.

아라힐링카페에는 15대의 무빙보트가 있다. 화려한 조명에 싸여 시끌벅적 즐기는 도심 호수공원의 무빙보트와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계류장 건너편 소나무 숲에는 백로 한 마리가 고고하게 앉아 있다. 저수지 이 편과 저 편이 다른 세상 그림을 그리고 있는 듯하다. 구명조끼 착용 후 간단한 운전법을 들으면 보트에 오를 수 있다. 한 사람이 보트 운전을 맡고 나머지는 즐기기만 하면 된다. 가운데 고정 테이블은 간식과 음료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크기다.

아라힐링카페 무빙보트/함안군/
아라힐링카페 무빙보트/함안군/

섬유강화플라스틱 재질의 보트 몸체는 부드럽게 부딪히는 물결에 찰랑찰랑 맑은 소리를 낸다. 보트 승선객들은 뱃전에 부딪치는 물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가볍게 부는 바람이 더없이 상쾌하다. 1회 승선시간 30분이 수면 위로 유유히 흐른다. 무빙보트의 이름이 왜 아라힐링카페인지 수긍이 간다.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부표로 표시된 운항가능구역은 3만 9415㎡. 시속 3㎞의 보트 속도로 구역을 다 돌아보겠다는 생각은 안 하는 게 좋다. 무빙보트를 타고 나오면 저수지 위 하늘을 가로지르는 자전거가 눈길을 끈다. 하늘자전거, 아라힐링사이클이다.

입곡군립공원의 하늘자전거, 아라힐링사이클은 따끈따끈한 신상이다. 지난 6월말 개장해 코로나19 여파로 개장과 휴장을 번갈아 하면서 운 좋은 사람만이 탑승에 성공했다. SNS로 소문이 나면서 벼르고 벼르던 체험객들이 탑승타워에 올랐다.


아라힐링카페 무빙보트/함안군/

아라힐링보트 계류장을 내려다보는 탑승타워는 14m 높이다. 아래서 볼 때는 만만했는데 위에서보니 후덜덜한 높이다. 안전모를 쓰고 안전장치를 한 후 자전거에 오르면 친절한 운영진이 잘 가라는 듯 등을 떠밀어준다. 그 순간 와락 물 위로 떨어지는 듯한 스릴감을 느낄 수 있다.

자전거는 저수지 양쪽 타워 사이에 걸린 와이어 위를 굴러간다. 동력은 탑승자의 다리 힘이다. 열심히 페달을 밟아 물 위를 건넌다. 편도 거리는 255m. 출발선에서의 떨림은 저수지 한가운데를 달릴 즈음에는 상쾌함으로 변한다. 건너편 반환타워에서 자전거를 틀어 되돌아올 때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처음 경험하는 짜릿함, 저수지 하늘 위로 웃음소리가 퍼져나간다.


아라힐링사이클

아라힐링사이클

하늘자전거 탑승시간은 약 10분. 4개 라인이 운영 중이어서 동행과 동시 탑승도 가능하다. 하늘자전거로 경주할 생각은 접어두자. 수면에 비치는 자전거, 이런 때 아니면 언제 볼 수 있을까? 연인과 함께라면 잊지 못할 추억 만들기도 가능해 보인다. 높이와 다리 힘에 자신이 없다면 8m 높이에서 전동장치로 움직이는 아라힐링바이크를 타면 된다. 아라힐링바이크는 총 120kg 내에서 2명이 함께 탈 수도 있다. 그래서 어린이 동반 체험객에게 좋다. 편안한 탑승감으로 노약자도 도전해볼 수 있다. 둘 다 타본 사람들은 아라힐링바이크를 ‘놀이기구’라고 한다. 손 하나 댈 일이 없다. 반환타워에서도 둥글게 반원을 그리며 돌아 나간다.

멀리 떠있는 아라힐링카페 무빙보트를 향해 야호를 외치는 사람들도 있다. 계곡을 울리는 야호 소리가 수면에 부딪쳐 되돌아온다. 입곡군립공원은 무빙보트와 하늘자전거를 한자리서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군립공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말이산고분군, 무진정, 여항산, 성산산성 등 함안의 유적지와 관광지가 있다. 아라힐링카페 무빙보트 이용요금은 4인 기준 30분 2만원, 1시간 3만원, 4인 초과시 1인당 5000원이 추가된다. 함안군민·국가유공자·장애인·기초생활수급자·한부모가족 등은 20% 할인된다. 이용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 무빙보트는 저수지 상황에 따라 운영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아라힐링사이클 & 아라힐링바이크 이용요금은 1회 1만5000원이다. 함안군민·국가유공자·장애인·기초생활수급자·한부모가족 등은 20% 할인된다. 무빙보트 이용 후 사이클을 이용할 경우 20% 할인이 된다. 이용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

김명현 기자 m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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