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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일대 미니재건축, 시작부터 ‘삐걱’

3곳 조합 설립 준비 단계서 갈등

구암2동 반대위, 사업 철회 촉구

기사입력 : 2021-09-14 20:58:00

창원시 곳곳에서 미니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마산지역 사업지 주민들이 반대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반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창원시에 따르면 6곳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중 마산에서는 구암2동 2곳, 양덕2동 1곳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3곳 모두 조합설립 준비 단계에서 주민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주민 20여명으로 구성된 구암2동(21-3 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 반대위원회는 14일 오전 11시 준비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정비구역 지정·추진위원회 구성 등 초기단계 절차가 간소화돼 80% 이상의 주민 동의만 받으면 조합 설립이 가능한데, 준비위원회가 주민 동의를 받기 위해 사업계획안을 변경하는 등 일관성 없이 홍보하고 있다는 것이 반대 주민들의 주장이다.

구암2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반대위원회가 14일 오전 11시 준비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구암2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반대위원회가 14일 오전 11시 준비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구암2동 가로주택정비사업 준비위는 신탁사·정비업체와 함께 지난 6월 3블록(500여 가구 규모)에 대한 사업 계획안을 토대로 사업 동의서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주민 반대가 이어지자 추가로 상업시설·임대아파트 등을 포함한 변경 계획안(800여 가구 규모)을 공개했다.

조현균 반대위원장은 “과거 재개발 사업이 무산된 바 있는 상황에서 준비위는 재건축과 비슷한 사업이라는 등 구체적인 사업 소개 없이 동의를 받고 있고 일부 주민은 의사와 무관하게 동의하기도 했다”며 “그동안 반대 의사를 표명했음에도 수개월간 사업이 철회되지 않아 주민 간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준비위는 계획안 변경에 대해 “당초 800가구 규모의 사업으로 계획됐지만, 주민 수가 많은 3블록에 대해서만 우선 동의를 받기 위해 500가구에 대한 계획안을 홍보했고 이후 전체 계획안이 공개된 것일 뿐 일관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보름 정도 동의서를 받았고 이후 2달간 동의 작업을 중단한 상황이다. 당초 6개월 정도 동의서를 받을 계획이었지만, 주민 반대로 1년간 시간을 두고 받아 볼 계획이다”라며 “협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진척이 없다면 동의서를 모두 돌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시의원들은 앞으로 시설이 노후화된 마산 일대에 가로주택정비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반대위 집회에는 손태화·문순규·조영명 시의원이 참여했다.

손태화 시의원은 “현 제도상 주민들이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고 동의서의 유효기간이 없어 수년간 조합설립이 계류될 수 있는 등 조합설립 준비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이 많다”며 “내용을 정리해 국회에 제도 보완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또 다른 가로주택정비사업인 구암2동(79-4 일원) 사업은 주민 90% 이상의 동의를 받아 지난 7월 조합설립 총회 및 설립인가 신청까지 마친 상황에서 준비위가 주민들과 구두상 약속했던 분양권 획득에 대한 계약서 작성을 거절하면서 주민들이 반대위를 결성해 반발하고 있다. 양덕2동(158-10 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주민 동의를 받고 있는 과정에서 사업지에 포함된 주택가 주민들이 주택지역은 해당 사업에서 빼달라며 반발하고 있다.

글·사진= 김용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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