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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청년농업인 ‘팜 ★스타’ 탐방] ⑤ 03C농장 대표 정은선

사과·대추농사 실패 맛본 귀농 3년… 무화과·초당옥수수로 또다른 도전

기사입력 : 2021-09-25 09:29:13

물 맑은 감천계곡과 수려한 경관으로 유명한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감천리에는 무화과를 재배 농장이 있다. 대표는 귀농 3년차의 정은선씨(43).

정 대표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대기업의 고객상담 업무를 하며 지내다 갑자기 시어머니의 병고로 시부모의 고향인 창원으로 귀농을 결심하게 됐다. 정 대표는 편찮은 시아버지를 모시고, 남편 혼자 농사를 지었지만 힘에 부치자 같이 농사를 하게 됐다. 하지만 서울에서만 살아온 정 대표처럼 남편도 20대에 고(故)이건의 회장의 경호원을 지내고 30대에는 조선업에 종사해 농사에는 문외한이었다.

시부모가 남긴 땅을 밑천삼아 용감하게 뛰어든 두 사람에게 농사일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정착 초기에는 작목 선정과 올바른 재배기술 습득에 신중을 기해야 하지만 묘목을 구입 시 재배방법을 전수해주겠다는 묘목장사의 말에 속아 실패를 하기도 했다. 무화과 농사에 앞서 단지 크고 맛있다는 매력에 빠져 지역에 맞는 작물선정 등을 고려하지 않고 사과대추 농사를 시작했지만 태풍으로 낙과하거나 장마로 꽃이 수정되지 않아 2년간 한 번도 수확하지 못하기도 했다.

시어머니 병환에 서울서 귀농 결심
작목선정·재배기술 습득 시행착오
남편과 함께 종자기능사자격증 취득
“내년 산딸기 체험농장도 만들 계획”

과일의 여왕 무화과의 매력에 빠진 정은선 03C농장 대표/창원시
과일의 여왕 무화과의 매력에 빠진 정은선 03C농장 대표. /창원시/

정 대표부부는 사과대추농사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새로 비닐하우스 7동을 지어 무화과와 산딸기, 초당옥수수를 심어 또 다른 도전을 했다. 틈틈이 다양한 농업교육을 이수하고 농업전문 컨설턴트나 농업기술센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자기만의 농법도 터득하기 시작했다. 남편과 함께 종자기능사자격증도 따고 종자관리사인증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유기농 기능사 필기시험을 합격하고 실기 시험도 앞두고 있다.

8월에서 10월까지 제철인 무화과는 올해 첫 수확하는 기쁨을 맛봤다. 무화과는 맛은 물론이고 비타민과 단백질, 아미노산 등 영양성분이 풍부해 남녀노소 기호도가 높다. 올해 약 1톤을 생산해 직거래와 로컬푸드 판매장, 농협 등을 통해 오프라인으로 판매를 하고 있다. 부부가 귀농할 때 가져온 종자돈은 3년간 투자비로 모두 들어가 현재 적자지만 무화과 수확과 초당옥수수를 판매해 작지만 서서히 부농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과일의 여왕 무화과의 매력에 빠진 정은선 03C농장 대표/창원시
과일의 여왕 무화과의 매력에 빠진 정은선 03C농장 대표. /창원시/

정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농장은 남편의 이름인 박영삼의 딴 숫자와 존칭인 ‘씨’를 알파벳으로 붙여 ‘03C농장’으로 부른다. 정 대표 부부가 운영하는 농장은 시설하우스가 1650㎡, 노지 3300㎡로 소규모지만 건강한 먹을거리를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로 GAP(우수관리인증)인증을 받아 안전성을 물론이며, 모양, 품질과 맛 등 농장 자체의 엄격한 기준으로 무화과를 재배하고 있다.

정 대표는 “무작정 귀농하면서 사과대추농사를 시작해 실패하고 뒤늦게 창원 농업기술센터를 찾아가 상담할 때 계획 없이 진행했다고 혼이 나기도 했다”면서 “귀농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실패확률을 줄이기 위해 작물선정이나 농촌의 삶이 적성에 맞는지 등 심사숙고해 결정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 대표 부부는 내년부터 노지에 산딸기를 위주로 체험농장을 만들어 어린이들이 자연생태에 대해 학습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농장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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