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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ON-펫] 당신의 소중한 반려동물, 무엇을 먹이세요?

반려동물 사료에 대한 오해와 진실

기사입력 : 2021-10-07 21:16:15

국민 4명 중 1명은 반려동물과 산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1448만명, 반려동물 가구 비율은 전체 가구의 29.7%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이 늘면서, 반려동물이 먹는 음식에 대한 고민도 커지는 추세다. 반려동물에게 어떤 음식을 먹이는 게 좋을까. 반려동물 사료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풀어 본다.


◇유기농 사료라면 믿을 수 있다?

유기농의 기준은 어떻게 될까. 우선 화학합성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유전자 개조생물 또는 동물이어서도 안 되며, 식물 생장조절제 등 비천연 물질을 사용해서도 안 된다. 유기사료 공인인증기관이 개·고양이 사료의 원료와 제조 공정을 심사해, 국가 유기농 기준에 적합하면 유기사료로 인증해주고 있다. 반려동물 유기사료는 유기원료 함량 95% 이상인 제품과 70% 이상인 제품으로 구분된다. 유기농 사료 표기 방법(*그림 참고)은 농림축산식품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제시한 기준에 따라 표기한다. 국내법에 따라 인증 받지 않은 사료에 유기표기나 이와 유사한 표기(외국어)는 금지돼 있다. 국내법에 따라 인증 받은 제품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경우, 수입업자는 사료 통관 절차가 끝나기 전까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유기사료 수입 신고를 해야 한다. 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서류·정밀 검사를 통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소비자는 유기농 인증 마크를 꼼꼼히 확인한 후 구입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건, 유기농이냐 아니냐보다 식재료의 보관 상태와 제조 과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비쌀수록 더 좋은 사료일까?

유기농 원료는 다른 식재료보다 훨씬 비싸다. 재배·배양 과정이 까다로워 신경을 많이 쓰는 데 비해, 생산량은 적어 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소고기는 무척 비싼 고기다. 그러나 보호자들은 반려동물을 위해 한우를 사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문제는 ‘정말 비싼 재료일수록 반려동물의 건강에 좋을까’라는 점이다. 실제 식재료 가격은 비용 외 다른 요소도 포함해 책정하는데, ‘희귀하다’는 이유로 가격이 높아진다. 식재료를 고르기 전에 희소성과 건강이 정비례하는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사료에 있어서 ‘비싼 것’과 ‘안전’은 연관성이 적다. 사료의 가격을 좋은 사료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아선 안 된다. 사료에 사용된 식품의 영양소가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 안전과 관련한 부분이 충분히 점검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방부제가 들어간 음식, 먹이면 안 된다?

방부제의 기능은 말 그대로 부패 방지다. ‘즉시 사용하기 위해 만든 제품’이 아니라면, 모든 제품에는 방부제가 들어 있다. 방부제가 몸에 좋은 약이 될지 독이 될지 결정하는 것은 ‘용량’이다. 방부제를 피하고 싶다면, 방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첫째, 냉장 또는 냉동을 통해 온도를 낮추면 부패하는 시간을 지연시킬 수 있다. 둘째, 산소를 차단하고 진공 상태를 유지하면 부패가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진공 상태를 계속 유지하기 어렵고, 일단 포장이 열리면 더 이상 진공 상태가 아니다. 셋째, 건사료의 수분 함량을 10% 이하로 유지하는 방법이 있다. 사료 포장지에 ‘건조하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라는 문구를 넣는 이유는 습한 곳에 사료를 두면 식품의 수분 함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설탕이나 소금에 절여 굽는 방법도 있다.


◇사료 리콜하는 회사는 믿을 수 없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들은 사고가 전혀 나지 않고 리콜도 하지 않은 회사야말로 ‘최고의 사료회사’라고 생각한다. 자주 리콜하는 것은 사료회사가 기본적으로 안전 검사에 완벽히 대비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더 신뢰할 수 없는 회사가 있다. 리콜을 한 번도 하지 않은 회사와 강제리콜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회사다. 로트번호(Lot Number)는 동일한 조건에서 제조하거나 조립해 동일한 특성과 품질을 갖는다고 판단된 제품군에 붙이는 고유 기호다. 사료의 안전 기준을 제대로 준수하는 사료회사들은 사료를 제작할 때 로트번호마다 샘플 사료를 보관한다. 사료에 문제가 발생하면 똑같은 번호의 샘플을 찾아 바로 검사한다. 로트번호를 잘 관리하는 회사는 리콜 시 특정된 문제 있는 번호를 추적해 리콜을 진행한다. 로트번호가 없는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판매하고 있는 해당 제품을 구별하지 못해 결국 다 회수할 수밖에 없다. 물건에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해결하지 않는 회사보다 리콜이라는 행동으로 잘못을 인정하는 회사가 더 믿을 만하다.

◇사료, 자주 바꾸는 게 좋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사료는 자주 바꾸지 않는 것이 좋다. 영양소가 부족하거나 영양 과다가 아니라면, 생산 공장의 상태·식재료 선택·사료 운반이나 보관 등 사료 제작 과정에 문제가 없다면, 심지어 반려동물이 좋아한다면 사료를 바꾸지 않는 것을 권한다. 특히 단백질을 제공하는 식재료는 단순할수록 좋다. 음식으로 인해 알레르기가 생길 경우 다른 종류의 수많은 단백질원 가운데 하나로 바꾸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사료를 A에서 B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A와 B의 비율을 첫째 날 A 80%+B 20%, 둘째 날 A 60%+B 40%, 셋째 날 A 40%+B 60%, 넷째 날 A 20%+B 80%, 다섯째 날 B 100%로 바꿔보자. 만약 구토·설사 등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전 단계로 돌아가면 된다. 이런 방식으로 음식을 바꿔도 소화 문제가 발생하는 반려동물이 있다. 그럴 경우 새로운 음식이나 사료를 바꾸지 않는 것이 좋다. 원래 먹고 있는 음식이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나 기호성이 맞으면 굳이 바꾸지 않아도 된다.

주재옥 기자 jjo5480@knnews.co.kr

〈참고 도서= 당신의 반려동물은 잘 먹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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