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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무인점포…도난 등 범죄도 증가

코로나 속 비대면 시스템 각광… 무인카페 등 창원만 수백곳 추정

물품절취·음주소란 무방비 노출

기사입력 : 2021-10-13 21:01:19

경남에서 비대면 결제 시스템을 갖춘 무인점포가 늘면서 점포 내 금품을 노리는 절도 범죄가 기승을 부려 별도 보안장치 설치 등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오전 창원시 의창구 소답동의 한 무인세탁소. 이곳에서 만난 업주 A씨는 “점포를 운영하는 동안 두 차례 금고를 절도당했다”며 “금고를 도둑맞은 이후 가게 앞에도 CCTV가 설치돼 걱정을 덜었지만 불안한 건 매한가지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의창구 중동 한 무인카페. 내부 커피 자판기와 물품 적재함에는 자물쇠가 채워져 있고, 2대의 CCTV가 운영 중이다.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야간시간 대 종종 취객들이 찾아와 가게 내부에서 잠을 자는 경우도 있어 애를 먹고 있고, 범죄가 발생하지 않을까 늘 염려된다”고 말했다.

무인점포가 늘어나면서 절도 등 범죄도 비례해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창원시내 한 무인아이스크림점 내부 모습./박준영 기자/
무인점포가 늘어나면서 절도 등 범죄도 비례해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창원시내 한 무인아이스크림점 내부 모습./박준영 기자/

창원시에 따르면 13일 현재 창원에는 103개소의 무인카페가 영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무인세탁소와 무인아이스크림점 등을 포함하면 창원에만 최소 수백 곳의 무인점포가 영업 중인 것으로 시는 추정하고 있다.

이날 오후 찾은 의창구 명곡동의 한 무인아이스크림가게는 커피 자판기가 설치돼 있는 무인카페와 달리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점주 C씨는 “무인점포를 운영하면서도 절도 행위를 확인하기 위해 CCTV를 돌려보는 등 인력이 소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인점포는 비대면 결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 각광받고 있지만 관리자가 상주하고 있지 않은 탓에 물품 절취나 음주소란 등 범죄에도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13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9월 말까지 3개월 동안 경찰은 전국에서 무인점포 대상 절도 사건에 대해 605명을 검거하고 13명을 구속했다. 이 기간 경남지역에서는 무인점포를 대상으로 한 절도 범죄가 50건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10명을 검거하고 1명을 구속했다.

함안경찰서는 지난달 6일 함안군 가야읍의 한 무인점포에 침입해 7000원 상당의 식료품을 훔치는 등 같은 달 2일부터 이날까지 이곳에서 15회에 걸쳐 8만8700원 상당을 금품을 훔친 혐의로 A(30대)씨를 구속했다. A씨는 비슷한 시기 함안군의 또 다른 무인세탁소에 침입해 동전통을 부수고 현금 5만2500원을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이현순 경남경찰청 강력계장은 “최근 무인점포가 증가하면서 점포 내 현금을 노린 범죄도 증가하고 있어 지폐교환기 등 현금보관 장소에 별도의 잠금장치나 경보장치를 설치해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며 “범죄 취약지역과 시간대를 중심으로 가시적 예방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사건 발생 시 수사역량을 집중해 범인을 신속하게 검거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준영·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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