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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소원성취는 바위에서 이루어진다

기사입력 : 2021-10-15 08:05:34
주 재 민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경상북도 안동 방면으로 가면 단촌면 소재지가 나오고, 단촌면을 관통해 좁은 길로 가다보면 화엄종의 시조인 의상 대사가 창건한 고운사(孤雲寺)를 만나볼 수 있다. 고운사는 해동 제일 지장 도량이라 불리는 지장보살 영험 성지이기도 하다. 연꽃이 반쯤 핀 형국(부용반개형·芙蓉半開形)의 명당에 위치한 이 사찰은 원래 고운사(高雲寺)였는데, 신라 말 불교와 유교·도교에 모두 통달해 신선이 되었다는 최치원이 여지 대사·여사 대사와 함께 가운루(駕雲樓)와 우화루(羽化樓)를 건축한 이후 최치원의 호인 ‘고운(孤雲)’을 따서 높을 고(高)를 외로울 고(孤)로 바꾸어 고운사(孤雲寺)라 했다.

고운사의 주산(뒷산)은 등운산이다. 정상부는 기반암으로 된 둥근 돔 형태를 띠고 있으며 ‘구름을 타고 올라가는 산’이라는 뜻이다. 등운산의 신령스러운 정기를 품은 용맥(산줄기)이 대웅보전이 자리 잡은 터에 안착을 했고, 세 개의 산에 둘러싸여 있으면서 두 계곡을 끼고 있는 삼산양수(三山兩水) 지형이기에 지기(地氣)가 뛰어나 ‘기도발’이 잘 받는 사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런 곳을 산이 돌아오고 물이 모이는 곳이라 한다.

사찰과 속세를 구분하는 일주문에서 경내까지 도달하는 동안 숲으로 둘러싸인 길은 힐링과 삼림욕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코스이다. 경내로 가는 도중 곳곳에 정성스레 쌓아올린 돌탑을 볼 수가 있다. 돌탑은 아무 곳에나 두는 것이 아니다. 사찰 입구나 마을 입구가 넓어 생기가 쉽게 빠져나가는 곳에 좋은 기운을 머물게 하거나 바람이 세차게 부는 곳에 흉풍을 막거나 사찰 경내와 서낭당 같은 곳에 소원성취를 위해 둔다. 흔히 돌은 바위보다는 작은 것을 말하며 풍수에서는 썩 좋은 비보물(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물체)로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바위는 岩(바위/암)으로 파자(破字)로 풀면 ‘산 밑에 있는 큰 돌’이란 뜻이다. 바위보다 작은 돌들은 모서리살이 많아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 있지만 돌탑 같은 경우라면 바위로 보기 때문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즉 금·은·동·철 같은 성분이 들어있는 돌탑은 모가 없는 바위로 보기 때문에 생기가 응집되어 있어 기도의 효험도 단단히 볼 수 있다.

대웅보전 다음으로 생기가 충만한 곳은 약사전이다. 약사전 또한 넓고 두툼한 용맥의 연장선상에 있는 건물로 내부에는 보물 제246호로 지정된 석조여래좌상이 온화한 표정을 지으며 좌정하고 있다. 화강암으로 만든 석조여래좌상에 정성껏 기도를 하면 석조불상에 함유된 자철광 물질이 사람의 뇌에 존재하는 자철광 물질과 서로 감응을 해 소원하는 일이 이뤄질 수가 있다.

전라북도 남원시 수지면에 조선시대 호남지역 양반가의 전형적 주거 양식을 갖춘 고려 말 박문수의 후손인 연당 박동식이 지은 몽심재 고택(夢心齋 古宅)이 있다. 고택은 야트막한 주산의 산줄기가 내려와 옹골차게 혈이 맺혀진 곳에 위치해 있다. 마당의 끝부분에 축대를 쌓고 그 위에 지은 사랑채인 몽심재의 기운이 특히 뛰어나다. 솟을대문과 문간채 앞에는 큼지막한 화강암 바위가 여러 개 있다. 대문과 사랑채 사이에 바위가 한두 개 있는 경우를 간혹 보기는 했으나 여러 개가 같이 모여 있으면서 대문 밖으로 생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외청룡에 해당하는 견두산의 살기(殺氣)를 진압하고 있는 것은 몽심재가 유일하다. 대문 입구에 자리 잡은 바위에서 생기로운 기운이 강하게 나오기에 많은 인재를 배출한 곳임을 대번에 알 수 있었다. 마을 주민들은 바위 앞 문간채에서 길일을 택해 잠을 자면 큰 인물을 낳거나 시험에 합격한다고 한다. 기도발을 받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바위에 앉아 염원하는 것이지만 심약한 사람이 장시간 있으면 해로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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