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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척추수술, 꼭 필요한가요

박유경(창원the큰병원 수술팀장)

기사입력 : 2021-10-18 08:05:41

‘허리가 아픈데 수술해야 될까요?’ 척추 병원 수술팀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한 필자에게 주변 사람들이 종종 물어본다. 어떤 수술이던지 수술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언제나 고민이 되지 않던가. 필자 역시 같은 입장이다. 그런데 척추 수술에 대해서는 다른 수술보다 조금은 더 엄격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크게 느껴진다. 그래서 오늘은 척추수술의 적응증과 수술 후 일상에서의 관리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척추질환의 치료는 단계적으로 바라본다. 먼저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도 증세가 호전될 수 있다. 다만 무조건 보존적 치료를 고집하는 것은 수술적 치료로 나아질 수 있는 증상을 더 악화시켜 치료의 타이밍을 놓칠 수 있어 이를 경계해야 한다. 과거에는 병의 진단 기술이 발달되지 않아 병을 정확하게 진단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정확한 검사와 진단이 가능하고 최소 침습적 척추수술로 증상 호전과 일상으로의 복귀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척추 수술은 어떤 경우에 고려될까. 대부분 보존적 치료방법을 먼저 시행하게 되는데 이런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터져 나온 디스크가 신경을 압박해 신경학적 증상이 생길 경우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보존적 치료를 하는 동안에도 신경 손상이 진행될 수 있어 신경이 많이 손상된 후에 수술을 하게 되면 똑같은 수술을 하더라도 이미 신경이 손상되어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다. 발목 마비를 포함해 운동 마비가 있거나, 대.소변 장애가 있는 경우도 수술의 적응증에 포함된다.

하지만 수술을 했다고 해서 척추 건강에 대한 걱정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만약 수술 후 올바른 관리를 하지 않으면, 척추나 다리에 통증이 지속적으로 느껴지거나 1년 내에 재발하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퇴원 후 보다 안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각별한 주의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안전한 동선을 위해 가구를 재배치하고, 바닥에 놓인 물건을 집을 때는 목과 허리, 등이 많이 굽혀지지 않도록 집게 등을 사용하도록 하자. 더불어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은 삼가야 한다. 평소에 너무 많은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이는 피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여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주도록 하자. 끝으로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뼈를 약하게 할뿐만 아니라 수술 부위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으므로 이는 삼가야 한다.

척추 수술의 경우 치료시기를 놓치면 수술 후에도 예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가기 힘들어질 수 있다. 만약 수술의 적응증인 경우라면 경험이 풍부한 척추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후 치료방향을 정하고 수술 후 관리도 잘해 재수술을 하는 일이 없도록 일상 생활에서 항상 주의하도록 하자.

박유경(창원the큰병원 수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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