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공의료기관 하나도 없는 ‘대도시 김해’
‘김해지역 저소득층 등은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렇게 표현해도 문제가 없는 것은 인구 55만에 가까운 김해시에 공공병원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을 제외하고 인구 30만명 이상 도시 중 김해시가 공공병원이 없는 유일한 곳이라는 사실을 알고 보면 시의 규모마저 무색해진다. 김해시는 경남에서는 두 번째 도시요, 전국 도단위 광역단체에 속하는 도시 중 규모로 보면 상위권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이런 수준의 도시에서 저소득층이 겪는 의료 관련 어려움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코로나19로 확진자들이 전담병원이 있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치료받아야 하는 불편은 그 단적인 예라 하겠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늦었지만 어제 시청에서 ‘김해시 공공의료기관 설립을 위한 용역결과 보고회 및 토론회’가 열렸다는 점이다. 이날 나온 통계 몇 개만 살펴도 김해시의 의료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김해시의 인구 1000명당 300병상 이상 의료기관의 병상 수는 0.85 병상으로, 양산의 3.41 창원의 2.16 진주의 1.69 병상에 비해 턱없이 적다. 또 입원 의료 서비스의 질적 수준(계획되지 않은 재 입원 비율)도 인구 30만명 이상의 중진료권을 기준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를 살펴보면 결국 김해시민은 건강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고 코로나19 같은 의료재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의료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다.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가장 시급한 것은 공공병원의 설립이다. 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을 유치, 저소득층은 물론 외국인 등의 의료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또 인근 도시로 의료기관을 찾아가는 불편을 없애야 한다. 그 길은 시민과 시민단체, 시, 지역 정치권이 하나 되는 것이다. 김해시 공공의료기관 설립을 위한 용역결과 보고회 및 토론회 자리에서 허성곤 시장이 한 말처럼 “시민의 관심과 성원은 공공의료기관 유치에 가장 큰 힘”이다. 시민의 호응 속에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이 하나가 되고, 토론회에 나온 얘기들을 촉매제로 삼아 추진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김해시의 공공의료기관 설립이 앞당겨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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