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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함양군 청렴도 헛구호인가- 서희원(함양합천본부장)

기사입력 : 2021-11-14 20:43:45

함양군이 지난 2014년 이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결과 최하위 등급을 기록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나.

함양군 소속 공무원이 국고 보조금을 근거 없이 사용하고 감사원 감사를 받는 과정에서 증거물을 훼손하려 한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함양군이 ‘6차 산업화지구 조성사업’ 과정에서 국고 보조금을 부당 지원하고, 담당 공무원은 금품까지 받은 것을 적발하고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지난 11일 감사원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함양군은 지난 2016년 지방재정법이나 조례에 지원 근거가 없는데도 민간경상사업보조 등으로 예산과목을 변경해 보조금 대상이 아님에도 6차 사업단 명목으로 8억3000만원을 일괄 교부했으며, 특히 클러스터 센터를 보조사업 목적과 달리 특정 업체의 식품제조 공장으로 조성하는 등 신제품 개발비 명목으로 보조금을 받고도 이미 개발이 마무리된 제품을 납품받아 판매하는 부당행위를 했다.

게다가 함양군 소속 고위 공무원은 지난 2018년 수출상담회 업무대행 계약을 체결하면서 관련 직원으로부터 600만원을 받고 감사가 시작되자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망치로 훼손하는 등 방해한 사실도 적발됐다. 감사원은 해당 공무원에 대해 파면 조치할 것을 통보했다.

또 감사원은 함양군수에게 보조금 교부·정산 및 보조시설 조성 업무 등을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에 대해 징계요구하는 한편, 보조금 용도 외로 사용하거나 업무 관련 금품을 수수한 관련자에 대해서는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경찰청장에게 고발하는 등 조치기관에 총 20건의 감사결과를 처분요구 및 통보하거나 고발·수사 요청했다.

감사원은 업무 관련자 2명을 징계하고, 퇴직자 1명은 추후 인사 검증 자료에 이런 사실을 적시해 활용하라고 함양군에 통보했다. 감사원은 이 외에 ‘함양 산양삼 6차 산업 클러스터 센터’ 관련 업무를 부적절하게 처리한 직원 2명은 징계, 1명은 주의 조치하고, 퇴직자 1명은 인사 자료에 잘못된 행동을 남기라고 함양군에 통보했다.

이에 대해 함양군 공무원노조 자유게시판의 한 작성자는 이번 감사결과를 놓고 “민선7기와 함께 시작된 4년 동안의 감사가 어느 공무원의 밥줄을 끊고 이제야 끝났습니다, 176억짜리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끝이 났다”고 논평하기도 했다.

함양군은 지금까지 청렴을 위해 추진해온 모든 정책들을 다시 점검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과연 무엇이 문제였는지, 핵심적인 사항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강도 높은 질책과 자성을 통해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제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는 우리 주위에서 일소돼야 한다.

서희원(함양합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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