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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추워지는 날씨 낙상사고 주의

박진기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기사입력 : 2021-11-22 08:07:42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늦가을 정취를 느끼고 싶어하는 등산객이 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실내 생활에 익숙해진 우리의 신체는 균형감각이나 근력 등이 약해졌을 가능성이 커,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특히 일교차가 큰 아침저녁에는 움츠려있던 근육에 무리가 가해지면서, 다리를 삐끗하거나 인대 손상으로 인해 낙상사고를 당할 위험성이 높다.

낙상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갑자기 넘어져 뼈와 근육 등 근골격계에 상처를 입히는 사고를 말한다. 골다공증을 동반하기 쉬운 50대 이상 중장년층과 노인의 경우 낙상으로 심각한 손상을 동반하거나 낙상으로 인한 합병증(욕창, 요로감염 등)으로 사망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매년 65세 이상 노인의 28~35% 정도가 낙상을 경험하며 70세 이상 노인에게서는 32~43%까지 증가한다. 특히 손상과 관련해 병원에 입원한 65세 이상의 노인 중 50% 이상은 낙상과 관련이 있다. 한편, 젊은 층에서도 낙상사고 발생률이 해마다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젊은 직장인의 경우 구두를 신고 미끄러운 길을 걷다 넘어져 발목 인대가 늘어나 파열되는 발목염좌가 발생하기도 한다.

낙상의 원인은 크게 생물학적, 행동학적, 환경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생물학적 요인에는 신체의 노화에 따른 근력 약화, 신체 건강도의 감소, 균형 및 보행의 조절 기능 손상, 시력의 변화 등이 있다. 또한 골관절염, 파킨슨병, 저혈압 등 균형감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이나 골다공증, 치매 등이 있으면 낙상으로 인한 골절 위험이 커진다. 행동학적 요인에는 낙상의 경험이 있다. 한번 낙상을 경험한 노인은 넘어짐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어, 심리적으로 위축돼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한다. 이는 곧 몸을 움직이지 않게 되거나, 활동성의 저하로 이어지면서 근력, 균형감각, 반사 능력이 전반적으로 감소해 넘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마지막으로 환경적 요인에는 실내 또는 실외의 편평하지 않은 표면, 몸을 지탱할 수 있는 난간의 부재 등이 있으며 미끄러지기 쉬운 환경이 낙상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낙상으로 발생하는 흔한 합병증은 골절이다. 주로 고관절 골절, 척추 압박골절, 요골 원위부 골절 등이 많이 발생한다. 골반과 다리뼈를 이어주는 부위인 고관절에서 발생하는 골절은 낙상 합병증으로 인한 골절 중 가장 심각한 골절이다. 거의 모든 환자가 입원 및 수술 치료를 받게 되며 수술 후에도 감염, 재골절, 통증, 골괴사, 골관절염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치료와 관리가 요구된다.

낙상 예방의 가장 좋은 방법은 스트레칭과 운동이다. 다리의 힘을 키우기 위해 12주 이상 꾸준히 하체 근력 강화 운동을 하고, 균형 훈련을 포함해 보행, 유연성 운동을 추가로 시행하는 것이 좋다. 빙판이 아닌 실내에서도 낙상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끄러운 물기 제거, 손잡이 설치, 미끄럼 방지 매트 사용, 문지방 제거, 밝은 조명 설치 등이 낙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실외에서 걸을 때는 위험한 환경을 회피 및 우회하고 계단보다는 엘리베이터 이용, 손잡이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외에도 낙상의 간접적인 원인이 되는 골다공증, 심혈관계 질환, 기립성 저혈압 등을 치료해 낙상을 예방해야 한다.

박진기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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