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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기자가 간다] 우리나라는 지금 ‘MZ세대 앓이’

공정·정의·개성·가치소비… MZ세대에 홀렸다

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로 우리나라 인구 34.7% 차지

기사입력 : 2021-11-23 21:30:14

최근 ‘MZ’라는 단어를 흔하게 볼 수 있다. 미디어 콘텐츠들과 기업, 더 나아가 대선 주자들까지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빠질 수 없는 키워드가 된 MZ. 도대체 MZ가 뭐길래 이렇게 세상이 주목하는 걸까?


◇MZ가 누구게?= MZ세대란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에 출생한 M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미디어에서는 소위 ‘요즘 애들’을 칭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두 세대를 구분해 1980년에서 1995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를 M세대, 1996년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출생한 세대를 Z세대로 보기도 한다.

M세대는 ‘밀레니엄(millennium) 세대’ 혹은 ‘모바일(mobile) 세대’라고 부른다. 1965년에서 1976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를 정의하기 어려운 세대를 X세대라고 불렀는데 그다음 세대라는 의미로 Y세대라고 불리기도 한다. Y세대를 잇는 Z세대는 알파벳의 마지막 글자인 세대로 ‘20세기 마지막 세대’를 의미한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 출생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까지를 포괄하기 때문에 전체 인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통계청의 2019년 인구 총조사에 따르면 MZ세대에 해당하는 인구는 총 1797만4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34.7%를 차지한다. 출산율 감소로 인해 시간이 흐름에 따라 MZ세대가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MZ를 알아보자!= MZ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다는 점이다. SNS 등의 인터넷 사용에 익숙하며 스마트폰을 손쉽게 이용한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2020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MZ세대에 해당하는 20대 대다수의 응답자가 ‘스마트폰 이용’을 주 여가활동으로 꼽기도 했다.

그만큼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앱을 이용한다. 배달 음식 앱인 ‘배달의 민족’,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와 ‘토스’도 다른 세대에 비해 설치율이 높다. 그중에서도 SNS를 빼놓을 수 없다. MZ세대는 대다수 개인 SNS 계정을 가지고 있으며, 여러 개의 SNS 계정을 동시에 운영하기도 한다. 또한 SNS를 통해 다양한 챌린지에 참여하며 새로운 놀이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처럼 SNS를 통한 자기표현을 중시하는 MZ세대는 다양성을 존중하며 각자의 개성을 표현한다. 같은 물건을 구매해도 스티커 등으로 차별성을 둔다. 또한 MZ세대는 윤리적인 가치를 중시한다. 그 때문에 착한 소상공인이나 착한 기업의 제품을 애용한다. ‘지속 가능한 삶’을 추구해 환경을 중시하고 공익캠페인에 열심히 참여하기도 한다.


◇MZ세대를 잡아라!= 인구 비중이 높고 생산과 소비능력이 좋은 MZ세대는 현재 금융 시장에서 주요 소비계층으로 자리 잡았다. 사회와 기업이 MZ세대를 주목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MZ세대는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려고 하는 성향이 강하다. 주류회사 ‘무학’은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민트초코를 사용해 MZ세대 저격에 나섰다. ‘민트초코소주’는 취향 존중을 키워드로 SNS에서 화제를 일으켰다. 성공적인 마케팅 효과로 출시 한 달이 되기 전 100만병이 판매됐다.

또한 지난 8월, ‘삼성전자’에서는 ‘갤럭시 Z플립3’을 출시하는 동시에 △노티드 △디즈니 △네이 처 리퍼블릭 △위글위글 △삼성 라이온즈 등 40여 개의 다양한 브랜드 협업해 액세서리 기획전을 펼쳤다. 여러 브랜드의 액세서리로 ‘폰꾸(폰꾸미기)’의 선택권을 넓혀 MZ세대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됐다.

친환경 소비가 MZ세대의 트렌드로 자리 잡자 기업들도 이에 맞춰 변화하기 시작했다. ‘롯데칠성음료’가 환경을 위해 국내 최초로 무라벨 생수 ‘아이시스’를 생산했고 ‘제주 삼다수’, ‘동원샘물’ 등 경쟁사들도 생수의 라벨을 없애기 시작했다.

택배 배송도 친환경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11번가’는 테이프가 없는 테이프 리스 박스를 선보였고 비닐 완충재를 종이 완충재로 교체했다. 또한 ‘마켓컬리’는 모든 포장재를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바꾸고 보냉력이 있는 컬리 퍼플 박스를 이용하게 되면서 냉매의 사용도 줄였다.


MZ세대는 M세대와 Z세대를 아우르는 말이다. 때문에 MZ세대 안에서도 차이가 있다. M세대는 아날로그, 디지털을 모두 겪은 세대이고 Z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을 경험했다.

S 카드사의 빅데이터 조사에 따르면 소비성향은 M세대의 경우 가격을 중시하고 평소에는 실속을 챙기다 때때로 과감히 소비하는 경우가 많지만, Z세대는 디자인과 포장을 중시하며 쉽게 충전해서 가볍게 사용하는 것을 즐긴다.

또한 M세대는 부모님을 권위적으로 느끼지만 Z세대는 부모님을 친구처럼 느낀다고 분석됐다. 이러한 차이가 존재하듯 M세대와 Z세대를 합쳐 MZ세대라고 통칭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입장도 존재한다.

언제나 새로운 세대는 새롭고 신선하다. 하지만 ‘MZ세대’는 기존의 사회 통념과 충돌하기도 한다. 현재는 MZ세대가 구세대와 마찰을 빚지만 언젠가 MZ세대도 구세대가 될 것이다. 새로운 세대의 등장에 ‘요즘 애들이란’이라며 혀를 차는 것보다 서로를 이해해보려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MZ세대가 보는 MZ세대 인터뷰] 권기태씨 (29·창원시 직장인)

“세대구별 무의미해 개별 존재로 대해야”

‘MZ세대’ 이외에도 지금까지 여러 세대 구분이 있었지만 ‘MZ세대’는 그 자체가 일반화됐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전에는 단순히 나이에 따른 구분이었다면, ‘MZ세대’는 세대가 향유하는 특징이나 이미지까지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그렇다면 ‘MZ세대’가 보는 ‘MZ세대’는 어떨까?

-MZ세대 겨냥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한 적은?

△최근 ‘사이즈 오브 체어’를 구매했다. 의자의 모든 부품을 사용자의 키, 몸무게, 성별 그리고 사용 목적에 따라 구분해 맞춤형으로 제공한다는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가격이 비쌈에도 구매를 하게 됐다.

-‘MZ세대’의 특성과 본인은 얼마나 유사한가?

△MZ세대의 특성은 나와 비슷한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다. 다만 그 정의 내용이 혈액형 구분법처럼 딱 들어맞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하나쯤 겹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너희 이렇지?’라고 강요하는 듯해 거부감을 느끼기도 한다.

-‘MZ세대’의 일반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나는 MZ세대의 밈화와 일반화에 거부감이 큰 편이다. 애초에 서로 다른 M세대와 Z세대를 하나로 묶은 것이 아이러니하다. 이전에 ‘90년생이 온다’로 인해 하나로 묶인 90년대 초반생과 후반생을 보는 것 같달까? 교육과정에 따라 초반생과 후반생은 전혀 같은 세대로 볼 수 없는데도 말이다.

-MZ세대와 같은 세대 구별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하나?

△세대구별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미디어 소비가 개인화되는 세상에서 모든 인간은 개별적으로 존재하고 세대구별은 사실상 학문적 영역에 국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 개개인을 하나의 인격체이자 단수인 존재로 인식하고 대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글=창원대 강현아·김기은·김나율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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