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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년전 가야인들도 반려견 키웠을까

창녕 교동 63호분서 순장견 추정 세 마리 사체 발견

가야문화재연구소 “석곽 별도 만들어 순장 사례 처음”

기사입력 : 2021-12-01 10:49:06

1600년 전 가야인의 무덤에서 순장견(殉葬犬) 흔적이 나왔다. 무덤에 제물로 매납된 소나 말 등이 확인된 사례는 있었지만 별도의 석곽을 만들어 개를 순장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2019년 11월 가야시대 대형 무덤으로는 드물게 도굴되지 않은 채 발견돼 큰 관심을 모은 '창녕군 교동 63호분'에서 무덤 주인의 매장된 곳 앞 별도 공간에서 묻힌 ‘순장조’ 추정 개들의 흔적이 나왔다. 특히 개들은 돌을 두른 전용 무덤 방에 온전한 모습으로 겹겹이 놓인 채 매장돼 ‘반려견’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서 발견된 순장견 일부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서 발견된 순장견 일부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국가사적인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의 63호 무덤을 최근 수습 조사하는 과정에서 고분 주인의 매장 공간 앞에 따로 석곽(돌널) 공간을 만들어 순장한 것으로 보이는 가야시대 개 3마리의 유체 흔적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4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34기의 고분을 조사했는데, 눈길을 끄는 점은 고분 주인공 매장 공간의 출입구 북서쪽 주변에 길이 1m 내외의 별도로 마련한 작은 공간에 개를 매장한 점이다. 상태가 양호한 63호 고분에서는 온전한 상태의 개 세 마리가 나란히 포개어 매장됐다. 세 마리 중 크기를 확인한 것은 1개체인데, 어깨높이는 약 48㎝로 진돗개와 비슷한 체격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확인된 순장견은 무덤의 입구에 위치하며 바깥을 향하고 있어 백제 무령왕릉에서 확인된 석수의 사례처럼 무덤을 지키는 진묘수의 역할로 추정되며, 이는 당시 장송의례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실에서 보존처리 중인 순장견은 DNA 분석을 마친 후 유관 기관과 공동연구 등을 통해 종 복원 등을 시도할 예정이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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