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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로 반려동물 문화 확산… 반려인 개성 드러나는 특수동물 늘어

연령층·분양 내역 갈수록 다양해지며 도내 양서파충류 분양전문점도 속속

기사입력 : 2021-12-02 21:06:31

포유류 비해 먹이·사육공간·비용 덜 들고 인지능력까지 뛰어나 인기 한몫

분양받기 전 기르는 방법·여건 등 살피고 가족 동의받아 세심하게 사육해야

KB금융지주가 내놓은 2021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인구수는 604만가구 1448만명으로 추정된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등교가 어려웠던 어린이와 학생들, 재택근무를 하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직장인들 사이에서 반려동물 문화가 급격히 확산됐으며 관련 시장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려동물로는 개나 고양이가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최근에는 특수동물들에 대한 선호도 늘고 있다.


라이노 이구아나.

한국양서파충류협회는 이를 두고 현대인들이 점차 반려동물로서의 특수동물의 존재를 인정하고 선호하며 생활에 있어 특수동물의 사육의 장점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방법으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도내에도 창원, 김해 등지를 중심으로 양서파충류를 분양하는 전문점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내년 1월 15~16일에는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경상권 최초로 양서파충류를 중심으로 한 한국이색반려동물박람회가 열릴 예정이다.


프라시나.

◇양서파충류 가족들이 늘다

“연인이나 가족이 함께 오시면 싫어하시는 분이 한 분은 계시지만 다음번 물품 사러 오실 땐 그 분도 꼭 한 마리를 데려가시더라고요.”

양서파충류를 반려동물로 접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 양서류는 개구리, 두꺼비 등의 동물로 물과 뭍 두 곳에서 모두 생활(양서)할 수 있는 동물을 가리키며 파충류는 지질시대의 공룡을 비롯해 거북·악어·도마뱀·뱀류 등이 속해 있는 동물군을 말한다. 그간 역사적으로도 뱀, 도마뱀 등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았으나 이제는 반려인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친구로 자리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양서파충류를 사육하다 지난해 9월 창원 상남동에 양서파충류 전문점을 열게 된 박준호(30) 대표는 최근의 인기상승을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중학생 때부터 거북이를 키우며 양서파충류에 대해 흥미를 가지며 오랫동안 지켜봐온 그다.

박 대표는 “관련 산업,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것을 체감하는데 1년 사이에도 찾는 손님들 연령층이 다양해지고, 분양받는 내역들도 다양해지는 것을 보면서 확실히 인기가 높아지면서 조금씩 대중화되고 있는 것을 느낀다”며 “처음에는 주로 어린이, 학생들이 많이 찾았지만 지금은 저녁 때 찾는 손님들 대부분이 20~40대 성인들이다”고 말했다.


호주목도리 도마뱀.

◇양서파충류 기르면 어떤가요?

양서파충류를 반려동물로 삼을 때의 큰 장점은 포유류에 비해 챙겨 줘야 할 것이 적어 손이 덜 간다는 점을 첫째로 꼽는다. 개의 경우 거의 매일 산책을 시키고 배변활동을 치워야 하는데 비해 양서파충류는 온도와 습도를 맞춘 사육장에서 키우는 것이 권장되기 때문이다. 먹이도 도마뱀의 경우 대개 2~3일에 한 번씩만 주고, 뱀의 경우 일주일에 한 번씩 주는 것이 정량급여이므로 현대인들과 반려하기에 좋은 동물들이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 현대인들이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 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소리를 내지 않고 사육에 많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사육통과 전용사료, 영양제와 간단한 구조물 등을 포함해도 초기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으며 초기비용 이후에는 사료 이외의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사납지 않아 신뢰하면서 교감을 주는 것이 가능하고, 강아지처럼 주인을 따르기는 어려우나 대형 파충류의 경우 먹이를 줄 때 반려인을 알아볼 정도로 인지능력이 뛰어나다는 점, 털이 날리지 않아 아이들이나 알러지 등을 앓는 이들도 기를 수 있다는 점도 양서파충류 인기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최근에는 집 일부를 정글처럼 꾸며놓고 식물로 집을 꾸미는 ‘플랜테리어’ 효과를 내면서 양서파충류를 그 속에 키우기도 한다. 양서파충류 가운데 최근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크레스티드 게코’, ‘레오파드 게코’, ‘육지거북이’ 등이 있다.

3년 전부터 크레스티드 게코 등 파충류를 반려동물로 삼고 있는 김준(23·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씨는 “퇴근 후에 아이들 케어를 해주고 직접 손으로 밥을 먹일 때 받아먹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고 행복하다”며 “조금씩 덩치가 커지고 몸의 패턴, 색감이 변하는 걸 보고 생명의 신비함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헤르만 육지거북.

◇양서파충류 사육의 주의점

양서파충류 사육은 전문가에게 충분히 상담을 거친 후 사육을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크기가 적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개체들도 있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기르는 태도도 갖춰야 한다. 무턱대고 귀엽다고 분양받는 경우 나중에 크기가 커져서 집에서 감당하지 못하고 유기하거나 방생하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양받는 동물이 서류가 필요하는 멸종위기종인 경우는 분양하는 곳에서 반드시 관련 서류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를 미루거나 혹 해당 전문점이 폐업한다면 기르는 개체가 불법개체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한국양서파충류협회 박성준 이사는 “양서파충류도 살아 있는 동물이기 때문에 충동적으로 분양을 받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으며, 마음에 들고 기르고 싶은 동물이 있는 경우에도 분양받기 전에 어떻게 기르는지, 나중에 크기가 커졌을 때 계속 기를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가족들의 동의도 받는 것이 좋다”며 “단순히 호기심에 분양받아 그냥 기르기보다는 반려동물로 생각하고 각 동물에 맞는 사육환경, 먹이 등을 고려해 세심하게 키우는 것이 필요하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친구들도 있을 수 있지만 장난감처럼 수집하듯 분양받는 것을 절대 하지 말아야 하며, 본인의 상황에 맞게 분양받고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로 건전하게 사육하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글= 이슬기 기자·사진= 김승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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