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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해시 반발에도 ‘출토지 미상’인 기마인물토기

기사입력 : 2021-12-05 21:34:07

국립경주박물관이 ‘김해시 대동면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국보 제275호 기마인물형 토기의 출토지를 ‘알 수 없음’으로 안내판에 표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 김해시가 반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김해시가 국립경주박물관에 출토지 표기 수정 요구 공문을 보낸 데 이어 최근에는 시 문화재 담당과장 등이 박물관을 방문해 이 토기의 출토지를 ‘김해시 대동면 덕산리’로 명기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국립경주박물관은 확답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시가 출토지를 김해로 명기할 것으로 요구하는 ‘도기 기마인물형 뿔잔’은 가야시대 기마 무사의 모습을 사실적이고 생동감 있게 빚어낸 가야시대 유물이다. 가야시대 전마(戰馬) 보호장구와 무기 연구에 귀하게 쓰일 사료다. 김해시가 학계에서 출토지와 관련해 여러 논의가 있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이같이 출토지 명기를 요구하는 것은 이 토기를 경주박물관에 기증한 고 이양선 선생의 전언을 토대로 1993년 1월 15일 국보 지정 당시 해당 유물의 출토지를 ‘전(傳) 경남 김해시 대동면 덕산리’, 즉 김해시 대동면 덕산리로 전해진다고 한 것이나 국립중앙박물관 e뮤지엄에 적힌 내용들을 근거로 한다.

보도를 종합하면 국립경주박물관은 ‘기증자가 유물을 구입할 때 유물을 넘긴 사람이 덕산리에서 나왔다고 했다고 하지만 명확하지 않고, 출토지에 대해서도 여러 가능성이 있어 출토지 미상으로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 가야사 연구에 귀중한 유물인 만큼 출토지를 특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니 박물관의 이런 판단이 잘못이라고 할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야왕도’를 표방하며 이런 형식의 기마인물상을 시내 곳곳에 설치하고 있는 김해로서는 해당 유물의 출토지를 김해로 명기하는 게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과 연결되는 일인 만큼 그 주장을 반드시 관철시켜야 할 입장이다. 그런 게 김해의 입장이라면 유물의 출토지를 찾는 일은 1차적으로 김해시의 몫이다. 박물관 측도 지정보고서에 적힌 내용을 토대로 일단 ‘김해 덕산리로 전해진다’는 전언 그 자체를 안내문에 명기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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