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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도내 지식산업기반 인프라 잘 키우자- 이명용(경제부장)

기사입력 : 2022-01-04 20:50:22

문재인 정부 들어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 중대재해법 시행 등 기업들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정책들이 넘쳐난다. 이렇다 보니 도내 산업계에선 대부분의 기업들이 업을 접거나 외국으로 나가고 싶다는 말을 공공연히 한다. 조선·항공 등이 심각한 타격을 받은 상태에서 경남경제가 제대로 회복이 되겠나 하는 의문도 든다. 물론 조선은 지난해 슈퍼사이클 여파로 호황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말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경남의 도정을 들여다 보면 그나마 긍정적으로 다가오는 부분도 있다. 김경수 전 도지사가 재임동안 역대 도정이 하지 못한 많은 지식기반 인프라 유치의 성과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경남 제조업의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창원국가산단을 중심으로 이 부분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970년대 말 조성돼 국내 기계산업을 이끌어 온 창원국가산단은 2010년대 들어 급격히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성장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장기침체의 모습을 보여준다. 창원산단 내 입주업체들이 중국 등 후발국들의 급격한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선 ICT융복합과R&D 강화 등을 통한 산업의 첨단화와 고부가가치로 나가야 했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다. 그동안 창원산단이 가공과 조립 등에 치중하면서 단순 생산기지로 전락하는 상황이었고 지방이 가지는 공통점인 취약한 IT산업과 주요 기업 부설 연구소나 지역산업과 관련된 연구기관 유치 등 지식산업기반 인프라 부재 등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김경수 도정 시절 지식기반인프라 유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역상공계를 중심으로 지역 국회의원 등도 법률 개정에 나서는 등 끈질긴 노력 끝에 결실을 거둔 창원 재료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승격을 꼽을 수 있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정하는 강소연구개발특구 육성사업에 창원, 진주, 김해가 지정되는 성과를 이뤘다. 강소연구개발특구는 경남이 2013년부터 지원했지만 그동안 계속 떨어졌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과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건설생활시험연구원 동남권 유치와 일본의 수입규제에 대응해 만들어진 소부장특화단지 지정 등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 외에도 NHN연구개발 및 데이터센터(김해), 스마트그린산단(창원산단), 산업단지 대개조(김해, 함안, 사천), 지역혁신플랫폼 유치 등의 성과를 거뒀다. 그동안 지역 상공계에서 요구해 온 사항들을 대부분 해결한 셈이다.

이제 이들 인프라가 지역에 들어섰거나 들어오기로 한 만큼 어떻게 자리매김하도록 할 것인가가 중요한 시점이다. 최근 지역에 내려오기로 한 센터가 지자체의 무관심 등으로 타 지역으로 이전을 하려는 해프닝이 있었다고 한다. 이 센터의 타 지역 이전 시도는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다른 기관 관계자들이 지자체에 귀뜸해서 겨우 막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식기반인프라 유치도 매우 어렵지만 이들이 지역에서 뿌리내리고 제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도 쉽지 않다. 경남의 제조업이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지식산업기반 인프라를 활용해 지식산업 중심으로 빠르게 나가지 못할 경우 글로벌 경쟁에서 계속 뒤처질 수밖에 없는 것이 당면한 현실이다. 지자체, 대학, 기업이 함께 나서 이 같은 산업계의 분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야 한다.

이명용(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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