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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 돌아온 대우조선 매각… 다시 새 주인 찾는다

포스코·한화·효성 등 인수 후보군

조선업황 불확실에 인수전 불투명

기사입력 : 2022-01-17 08:07:38

13일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사진) 인수가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 불허 결정으로 무산됨에 따라 산업은행은 원점으로 돌아가 대우조선해양의 새 주인을 찾게 될 전망이다.

산은은 현재 대우조선해양 지분 과반(55.7%)을 보유한 지배주주다. 산은, 수출입은행 등 주채권은행은 2015년 이후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과정에서 총 4조2000억원에 달하는 신규 자금을 투여한 바 있다. 2017년 부여한 2조9000억원 규모의 크레디트라인까지 포함하면 자금공여 한도액은 총 7조1000억원 달한다. 다만, 일종의 ‘마이너스통장’ 성격인 크레디트라인은 사용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는 이날 관계부처 합동 보도자료를 내고 “대우조선의 근본적 정상화를 위해서는 ‘민간 주인 찾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외부전문 기관의 컨설팅 등을 바탕으로 대주주인 산은 중심으로 대우조선 경쟁력 강화방안도 조속한 시일 내에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선 대우조선이 다시 매물로 나오더라도 적절한 인수 주체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중후장대 산업에 대한 매력도가 과거보다 떨어졌고, 기복이 심한 조선업황 특성도 인수 주체 입장에선 부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방산 부문까지 포함하고 있다 보니 외국기업 및 사모펀드의 접근이 제한돼 인수 가능한 업체가 한정돼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 한화, 효성그룹, SM그룹 등이 잠재적인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으나 과연 이들 업체가 인수전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다만, 조선업계가 수주 호황을 맞는 ‘슈퍼 사이클’에 접어든 것은 매각자인 산은 입장에서 한숨을 돌리게 하는 요인이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 회복과 환경규제 등에 힘입어 신규 선박 발주 규모가 향후 10년간 크게 늘 것이라는 전망한 바 있다.

증권업계에선 수주 잔고가 쌓이면서 2023년부터 대우조선의 순이익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대우조선의 새로운 방향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기업과 노동자, 전문가, 시민, 중앙정부와 지자체까지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최적의 대안을 찾자”고 제안했다.

서일준 국회의원도 “대우조선의 주인 찾기는 시기적으로 필요성이 인정될 때, 타당한 계획에 따라 공정과 정의의 원칙하에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호 기자·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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