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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74% 가사 떠안아… 남성 육아휴직 3년 새 22% 늘어

2021 경남도민 성인지 통계

기사입력 : 2022-01-18 21:32:22

경남도민의 59.3%가 가사분담을 남여 공평하게 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가구의 아내 가사 부담률이 74.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편 10.3% 보다 7배나 높은 수준이다. 또 경남의 여성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179만9000원으로 남성 임금의 61%에 그쳤으며, 경남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 비율은 해마다 증가 추세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여성가족재단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1년 성인지 통계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18일 밝혔다. 도내 거주 남녀생활실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이번 보고서는 인구, 가족, 보육 등 10개 분야, 37개 영역, 289개 지표에 관한 국가승인통계를 성별로 구분하여 분석한 내용을 담았다. ‘성인지 통계’는 사회의 여러 측면에서 성별로 불평등한 현상을 보여주고 철폐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모든 통계를 뜻한다.

◇여전히 높은 여성 가사 부담률= 이번 통계를 보면 경남 도민의 59.3%가 성별 가사분담을 공평하게 해야 한다고 응답했지만, 실제 공평하게 가사분담을 하는 가구는 약 12%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가사분담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여성의 65.2%, 남성의 53.6%가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 남성의 42.8%, 여성의 32.3%는 아내가 부담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실제 가사분담에 실태 조사 결과에서 공평하게 가사를 분담하는 가구는 약 12% 수준에 그쳤으며, 74.4%가 아내가 분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여성은 결혼과 이혼을 선택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결혼에 대해 ‘해도 안해도 좋다’고 응답한 여성은 43.9%로 남성보다 10.6%p 높았고, 이혼에 대해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는 여성이 68.7%로 남성보다 9.6%p 높게 나타났다. 경남지역의 혼인 건수는 2010년 2만1170건에서 2020년 1만1900건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공평한 가사’ 외치지만…
여성 65.2%·남성 53.6%가 공감
실제 가사분담 가구 12%  그쳐
‘결혼은 선택’ 응답 女 비율 많아

女 참여율, 경제 낮고 행정 높다
경제활동, 남성보다 21%p 낮아
월평균 임금, 남성 61% ‘179만원’
공무원, 최근 3년 새 905명 증가

男, 육아휴직 사용 매년 증가
남성 수급 비율도 1.8%p 늘어
경남 육아휴직 비율, 전국 최고

◇낮은 임금, 경제활동 참가율도 낮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0년 경남도민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전년 대비 0.6%p 하락한 63.1%였으나,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은 52.4%로 전년(52.5%)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남성보다 21.4%p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여성 고용률은 35~44세 구간이 낮은 완만한 M자 곡선을 보이는데, 뚜렷한 M자 곡선이 나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25~29세 구간의 취업률이 낮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비정규직 규모는 여성이 크고, 고령층 비율이 높았다. 연령별 비정규직 비율은 여성이 60대 이상, 50대, 40대, 남성이 20대, 50대, 60대 이상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179만9000원 수준이고 남성과의 월평균 임금격차는 113만3000원으로 최근 3년 평균 약 110만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육아휴직 증가= 육아휴직급여 수급자는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의 경우 2018년 1478명에서 2020년 1805명으로 22.1%(327명) 늘었으며, 전체 육아휴직급여 수급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2018년 30.6%에서 2020년 32.4%로 1.8%p 증가했다. 특히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3년 경력단절여성의 절대적인 규모는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기혼여성의 규모가 줄어드는 것과도 관련이 있었다. 2020년 경력단절여성의 비율은 기혼여성 대비 16.6%였다. 경력단절이 발생하는 주요 연령층은 35~39세 35.8%, 40~44세 22.5%, 30~34세 15.3% 등의 순이고, 육아(39.4%), 결혼(30.8%), 임신과 출산(20.4%) 등이 원인이라고 답했다. 또 여성 비경제활동인구 67만6000명 가운데 92.3%인 62만4000명은 취업 의사가 없고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여성 인구의 고령화= 경남의 여성 인구는 2020년 총 인구 중 49.2%인 165만8973명으로 나타났으며, 고령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0~64세 인구는 남성의 비율이 높지만, 65세 이상은 여성 비율이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성의 연령대는 50대가 17.2%로 가장 많고, 40대 15.7%, 60대 14%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노령인구 비율이 2020년 20.4%로 2010년 15.7% 대비 4.6%p 증가했고, 노령화 지수는 2020년 126.8%로 2010년 70.3%대비 56.5%p 증가했다. 노년 부양비 역시 2020년 23.5%로 2010년 16.9%보다 6.6%p 증가했다.

또 여성은 노인복지시설 거주 인원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남성보다 노후를 잘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노인주거복지시설 거주 인구의 66.3%, 노인의료복지시설 거주 인구의 81.5%를 차지했다. 이들 중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고 응답한 여성은 58.2%로 남성 70.8%에 비 해 12.6%p 낮은 수준이었다.

전체 가구주 대비 여성 가구주 비율은 2010년 25.3%였으나 2020년 30.8%로 5.5%p 증가했다. 또 연령별 여성 가구주 비율은 20대 이하와 70대 이상이 높고 30~60대가 낮은 U자 곡선 형태를 보이고 있으며, 80대 이상 여성 가구주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및 행정 참여율 증가= 여성의 자치단체 의정활동 참여율은 증가세를 보였다. 여성 유권자 비율은 2017년 50.1%에서 2020년 50.0%로 0.1%p 감소했다. 경남도의회 여성의원은 민선3기부터 당선됐고, 민선5기와 민선7기에 가장 많은 여성 당선자(8명/58명)를 배출했다. 18개 시군 의회 여성의원은 민선1기부터 당선되었고, 민선7기에는 여성 당선자 비율이 25.8% 수준까지 증가했다. 또 최근 3년, 여성 공무원은 2018년 38.4%(9525명)에서 2020년 47.3%(1만430명)으로 증가했고, 특히 5급 이상 관리직 여성 공무원 비율이 7.1%p 증가했다.

각종 위원회 여성 참여 비율도 2018년 37.8%(4441명)에서 2020년 39.8%(5765명)으로 5.3%p 증가했다.

◇사회 안전 불안 여전= 사회안전에 대해 여성(26.0%)이 남성(19.7%)보다 불안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자녀가(41.6%), 자신이(26.4%), 배우자나 애인이(15.1%) 범죄 피해자가 될까봐 두렵다고 응답했고, 남성은 자녀가(34.5%), 배우자나 애인이(24.1%), 자신이(7.9%) 피해자가 될까봐 두렵다고 응답했다. 특히 여성의 47.2%는 야간보행이 불안하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남성 23.8%보다 23.4%p 높은 수준이었다.

민말순 경남여성가족재단 이사장은 “이번 연구 보고서가 경남의 성불평등한 지점을 드러내어, 경남형 성인지 정책을 개발하고, 종국에는 성평등한 경남을 구현하기 위한 각종 정책 수립에 기초자료로 의미 있게 쓰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는 양성평등기본법과 경상남도 양성평등 기본조례에 의거해 3년 주기로 성인지 연구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2021년 경남 성인지 통계는 경남에서 여섯 번째로 발간하는 성인지 통계 보고서다. 올해부터 경남여성가족재단에서 발간한다. 성인지통계 연구보고서는 경상남도여성가족재단 누리집(http://gnwff.or.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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