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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남해 죽방렴의 가치- 김호철(사천남해하동본부장)

기사입력 : 2022-01-20 20:14:44

남해와 창선도 사이 지족해협은 우리나라에서 물살이 세기로 유명한 곳이다. 남해 죽방렴어업은 물살이 빠르고 좁은 물목에 조류가 흘러들어오는 쪽에 V자형 나무로 만든 말목과 대나무발을 설치해 물고기가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하는 고려시대부터 이어져 온 전통 어업방식이다. 죽방렴어업은 현재 지족해협 내 23개가 보존되고 있으며 역사성, 차별성, 우수성, 자연 생태적 가치 등 보전가치를 인정받아 2015년 12월 21일 국가중요어업유산 제3호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죽방렴(전통어로방식-어살)이 자연과 생태환경에 대한 이해, 물고기의 습성, 계절과 물때를 살펴 물고기를 잡는 어민들의 경험적 지식이 복합적으로 반영됐고 어촌문화와 어민들의 어업사, 민중생활사를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또한 어살이 지금도 다양한 형태의 그물살로 발전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서의 지정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대나무 어사리라고도 불리는 죽방렴은 간만의 차가 큰 해역에서 예부터 사용되던 것으로 물때에 맞춰 배를 타고 들어가 멸치를 건져내는데 빠른 물살을 타고 죽방렴으로 흘러들어온 멸치, 갈치, 장어, 도다리, 감성돔 등은 그물로 잡아 올린 생선에 비해 상처가 없고 빠른 물살에서 살아 육질이 담백하고 쫄깃하다. 죽방렴의 가장 유명한 생선은 죽방멸치다. 멸치는 잡는 방식에 따라 유자망멸치, 정치망멸치, 죽방멸치 등으로 구분하는데 죽방멸치는 최고의 명성을 자랑한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남해 죽방렴어업을 유엔 식량농업기구(UN 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제도(GIAHS)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은 2002년 시행 이후 세계적으로 22개국 63개밖에 없다. 이 중 5개가 한국에서 나왔다. 우리 어업자산인 죽방렴어업이 국내 6번째 세계중요농업유산에 선정돼 그 가치와 중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길 기대한다.

김호철(사천남해하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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