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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잔혹해진 10대 ‘학교 밖 폭력’

김해서 여중생 또 집단폭행… 10~20대 9명이 1명에 가혹행위

2년 전 유사사건부터 최근까지 도내 곳곳 엽기적 폭행 잇달아

기사입력 : 2022-01-20 21:09:03

김해에서 또 다시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이 발생하면서 청소년 집단 폭행 사건을 방지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관련기사 5면

지난해 12월 김해의 한 중학교 재학생 3명을 포함한 10~20대 9명이 여중생 1명을 집단 폭행하고, 오물을 먹이는 등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2년 전에도 이와 유사한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020년 1월 19일 김해 한 아파트에서 김해의 한 중·고교 남녀 무리가 1학년 여학생에게 물과 소주를 머리에 붓거나 수차례 폭행해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사건이 발생했었다.

진주에서는 지난 19일 한 여중생이 시내 한 모텔에서 친구 6명에게 4시간여 동안 집단폭행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진주경찰서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신고 내용은 6명이 A양을 폭행하고, 다른 친구들에게 영상 통화로 그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7월 양산에서도 여중생 4명이 동급생 1명을 집단폭행하고 영상을 촬영해 유포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 학생들은 폭행 당시 다문화 가정 자녀인 피해 학생의 이마에 해당 국가를 비하하는 문구를 적고 6시간가량 감금·폭행했다. 또 지난해 1월 하동의 한 서당에선 변기 물을 먹이는 등 엽기적인 폭행 사건이 벌어졌었다.

10대 학생 집단폭행 사건은 재발하고 있고, 일부는 신고를 막기 위해 학교 밖을 벗어나 영상을 촬영하는 등 수법이 더 교묘해지는 추세다. 경남경찰청 한 관계자는 “최근 사건들을 보면 여학생이 여학생을 괴롭히는 등 범죄가 저연령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촬영이나 유포 등 심각한 행위가 동반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상남도경찰청 /경남신문DB/
경상남도경찰청 /경남신문DB/

10대 학생 집단폭행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시민단체나 교원단체에서 경찰과 경남교육청, 지자체 등 관련 행정기관에 대책을 요구했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경상남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 강력한 대책 마련과 조속한 촉법소년 기준 연령 하향 추진을 요구했다. 또 양산 사건과 관련 집단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신상 공개 요청 등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20만명 이상 동의를 받았고 청와대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경남교총 한 관계자는 “촉법소년의 기준 연령 하향과 가해자 처벌 강화 등의 조치가 미흡해 사회적, 법률적인 변화가 있어야 개선될 것이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학생과 보호자에게 재발 방지를 강조하고 피해학생 보호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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