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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환경 시즌3] (10) 스마트 가든

사무실에 들여온 ‘푸른 봄’ 똑똑하게 가꾼다

기사입력 : 2022-02-03 21:20:33

인간에게 식물은 더 없이 가깝고 유익한 친구다. ‘그린메이트(greenmate·초록green과 친구mate의 합성어)’, ‘반려식물’이라는 신조어가 어느덧 익숙해졌고, 집안을 정원처럼 꾸미는 플랜테리어(Planterior·Plant식물+Interior인테리어), 사무공간을 식물로 채운 ‘데스크테리어’(Deskterior·Desk책상+Interior), 유리병 속에 식물을 재배하는 테라리움(Terrarium)도 유행이다.

미세먼지 제거와 공기정화 효과가 있는 건 기본, 식물을 키우는 것만으로 삶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반려식물을 키우는 1인 가구를 대상으로 반려식물과 함께하는 삶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92%가 반려식물을 기르는 일이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됐다는 답변을 했고, 응답자 중 93%는 외로움 해소에 도움됐다고 답했다.

도시화로 인한 산업의 발달로 식물과 정원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녹지 공간이 감소하고 실내 생활의 비중이 증가하면서다. 이런 가운데 인간과 사물, 네트워크가 관계를 형성하는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식물을 일상생활 속 정원에서 더 쉽게, 더 가까이 접할 수 있게 됐다. 사물 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정원인 ‘스마트 가든(Smart Garden)’을 통해서다.

경남창원산학융합원 휴게실 내 스마트 가든./성승건 기자/
경남창원산학융합원 휴게실 내 스마트 가든./성승건 기자/

◇스마트 가든이란= 정원(Garden)은 식물 등 자연재료와 인공물을 이용해 꾸민 공간을 말하는데, 인공화된 도시의 녹지공간으로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환경을 개선하고 생태적 건전성을 높이는 데다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어서다. 더욱이 최근에는 휴식과 여가 장소로 그 역할이 더 강조되면서 건강 측면에서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 가든은 한 마디로 식물 유지·관리를 위한 자동 관리시스템을 도입한 ‘지능형 정원’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과 대기 온·습도와 토양 온습도를 모니터링하고, 자동 급수가 가능한 인터넷 시스템을 접목했다.

스마트 가든은 지난 2020년 4월 산림청이 일상생활 속 정원 확대를 위한 신규 사업으로 조성을 추진하면서 확대되고 있다. 스마트가든은 보육·의료·복지 등 생활 사회기반시설(SOC), 산업단지 입주기업 및 의료기관, 일부 공공시설 등의 실내 유휴공간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산림청이 발표한 ‘제2차 정원진흥기본계획(2021~2025년)’에 따르면, 산림청은 도시 녹색생태계를 회복하고 일상생활 속 정원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난해 3월 기준 전국 366곳의 스마트 가든을 오는 2025년까지 1800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스마트가든은 실내공간에 박스 형태로 조성되는 ‘큐브형’과 회의실, 휴게실 등의 벽면을 활용하는 ‘벽면형’, 그리고 큐브형과 벽면형을 섞은 ‘혼합형’ 등 3가지 형태다.

스마트한 ‘작은 정원’
사물인터넷 활용한 지능형 실내정원
자동 관리시스템으로 식물 유지 관리

공간도 마음도 푸르게 푸르게
실내서 잘 자라는 녹색식물 활용해
긴장 완화하고 유해물질 정화

늘어나는 친환경 휴식공간
2년간 기업·의료기관 등 101곳 조성
올해 창원 30곳 등 70곳 추가 예정

함안의 한 기업체에 설치된 스마트가든.
함안의 한 기업체에 설치된 스마트가든.

◇심신 안정·공기정화 효과= 스마트 가든은 해당 기관의 현장 여건에 맞게 조성할 수 있다. 정원을 가꿀 수 없는 제한된 실내공간을 활용해 치유, 휴식, 관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지난달 25일 오후 1시께 찾은 창원시 성산구 경남창원산학융합원 7층 휴게실. 이곳에는 4벽면 중 2벽면을 활용한 벽면형 스마트 가든이 조성돼 있었다. 벽면 옆 스마트 컨트롤러를 통해 섭씨 25도, 습도 39%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게 확인됐다. 자동화 시스템으로 배수관을 통해 물이 공급되고, 조명을 통한 온도 조절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스마트 가든에는 실내에서 잘 자라는 녹색식물을 활용한다. 권장수종 목록은 총 50종으로 이 가운데 3종 이상 심는 것을 권고한다. 라임스킨답서스, 산세베리아 스투키, 산호수 등이다. 스마트 가든 조성으로 인한 환경보호 효과 등 아직 학술 연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긴장 완화를 통해 심신을 안정시켜주는 한편 이 식물들이 화학 제품에서 발생하는 휘발성 유해 물질을 흡착·흡수해 공기정화 효과가 높은 것으로 산림청은 분석하고 있다. 한국정원 디자인학회는 스마트가든을 10분 이상 체험한 후 측정한 결과 긴장, 우울, 분노, 피곤, 혼란, 스트레스 등의 수치가 감소한다고 ‘도시 생활인을 위한 치유·휴식·관상용 정원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혔다.

월아산 우드랜드 내 ‘스마트 가든’./경남신문DB/
월아산 우드랜드 내 ‘스마트 가든’./경남신문DB/

◇경남 현황은= 스마트 가든 1곳당 설치비는 약 3000만원으로 산림청이 50%를 보조하고 도비 15%, 시·군비 35%가 지원된다.

지난달 25일 경남도 기후환경산림국 산림휴양과에 따르면 경남에서는 지난 2020년 49곳 설치를 시작으로 올 1월 기준 총 101곳이 스마트 가든으로 조성돼 있다. 창원, 함안 등 산업단지 내 입주기업에 79곳이 설치돼 있고, 의료기관 6곳(국립부곡병원, 통영시·고성군·하동군·함양군·거창군보건소)과 공공기관 16곳(밀양 아리랑 아트센터, 밀양 아리랑우주천문대, 밀양시립도서관, 양산종합운동장, 양산비즈니스센터, 양산시립도서관, 양산 국민체육센터, 양산 육아종합지원센터, 창녕 우포늪생태관, 거창 백두대간생태교육장, 진주 월아산우드랜드, 고성박물관, 고성군의회, 합천 남명학습관 3곳)에도 설치돼 있다.

경남도 기후환경산림국 산림휴양과 관계자는 “올해는 창원 30곳 등 도내 총 70곳을 더 설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창원시의 경우 4일까지 접수받은 뒤 2월 현장 조사 후 대상지를 최정 선정하고, 3월 설계를 마쳐 6월 조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시는 현재 대형 의료기관 1곳과도 설치를 협의 중이다.

스마트가든을 지원받고 싶은 산업단지 내 입주 기업체나 기관은 각 지자체 산림부서로 신청하면 된다.

창원시 푸른도시사업소 산림휴양과 관계자는 “주 생활공간인 실내에서 언제든 정원을 접할 수 있는데다 설치와 관리가 용이한 장점 때문에 설치 문의가 꽤 들어오고 있다”며 “특히 산업단지 내 입주기업에 조성한 스마트가든이 이용자들의 높은 만족도가 나타났다. 별도의 비용부담 없이 회사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실내정원을 조성하고 노동자들의 친환경 휴식공간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만큼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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