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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라이프] ‘OTT 서비스’ 구독 시대

볼 게 많지만 볼 수 없어 운다 OTT

코로나 집콕 늘면서 유료플랫폼 구독 증가

기사입력 : 2022-02-15 21:55:13

구독 경제가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예전에는 구독의 대표가 신문이었지만 지금은 유튜브로 바뀌었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넷플릭스를 선두로 한 OTT와 정수기, 비데, 자동차, 오피스, 게임, 온라인 오디오, 웹소설, 웹툰, 이모티콘까지 구독 시대다.

코로나19로 언택트(Untact) 시대로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콘텐츠 소비가 급증하였다. 정액제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하게 해주는 OTT 구독은 이용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 요소로 작용했다.

무료체험 프로모션 전략을 통해 신규 고객을 유인하고, 초기 부담이 적은 가격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묶어놓는 데 성공한 기업은 주기적으로 가격을 인상한다. 유튜브, 넷플릭스, 쿠팡,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구독 가격을 인상했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2020년 9월부터 8690원에서 1만450원으로 올렸다. 넷플릭스도 지난해 11월부터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스탠더드 요금제를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프리미엄 요금제는 1만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각각 12.5%, 17.2% 인상했다. 3월에는 기존 가입자까지 가격 인상 대상이 확대된다. 쿠팡도 쿠팡플레이가 포함된 와우 멤버십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했다.


OTT의 가격 인상은 많은 유료 구독자들이 OTT를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기에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월 5일 발표한 ‘디지털 전환시대 콘텐츠 이용 트렌드 연구’에 따르면, 설문대상자들은 평균 2.69개 유료 구독 플랫폼을 구독하고 있다고 답했다. 넷플릭스, 유튜브, 티빙, 웨이브 순으로 이용자가 많았다. OTT 이용의 애로사항으로 ‘경제적인 비용이 부담’이 42.5%로 가장 많았다. 바라는 개선사항으로 콘텐츠의 다양성이 50.7%를 차지했다.

또 본인이 이용료를 지불하더라도 혼자 단독으로 쓰지 않고 가족 또는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이용자가 87.2%에 달했다. 가족 또는 지인들과 같이 공유하는 때도 있지만, 1인 가구 증가로 타인과 공유하는 이용자도 늘고 있다.

OTT를 혼자 이용하면 1만원 전후의 요금을 내지만, 그보다 몇천원 비싼 요금제를 선택하면 4~6인이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예전에는 인터넷 게시판이나 카페, 학교 커뮤니티 등에서 모임을 만들거나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계정을 공유하는 모임을 ‘파티’라고 한다. 누군가는 파티장이 되어 결제하고, 다른 이들은 파티원이 되어 참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파티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못하고 깨지거나, 파티장이 돈만 받고 사라지는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계정 공유를 원하는 이용자를 매칭해주는 플랫폼까지 생겨났다.

대표적인 플랫폼이 피클플러스다. 피클플러스는 보고 싶은 OTT를 선택하면 파티 이용 역할을 선택하고 본인 몫(1/n) 이용료를 결제하는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용료에는 OTT 이용료에 플랫폼 수수료가 일부 붙는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를 선택하고 파티원으로 이용 시 본인 몫(1/4) 구독료 4250원에 수수료 990원이 붙어 월 5240원이 결제된다.

피클플러스에는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웨이브, 왓챠, 라프텔, 티빙, 디즈니+ 도 선택할 수 있다.

그레이태그도 계정공유 플랫폼이다. 그레이태그는 피클플러스보다 더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한다. 유튜브, 쿠팡플레이와 같은 OTT뿐만 아니라 도서/음악, 게임, 소프트웨어까지 공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공유 플랫폼은 링키드, OTT쉐어, 쉐어판다, 벗츠 등이 있다.

하지만 공유 플랫폼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먼저 OTT의 이용 약관 위반이다. 대부분의 OTT는 이용 약관에, 가구 구성원이 아닌 타인과 계정을 공유 제한을 명시하고 있다. 본사의 서비스를 상업적 용도의 사용 및 재판매하는 것도 금지한다. 지난해 넷플릭스는 비밀번호를 공유해 여럿이서 한 계정으로 시청하는 행위를 단속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계정 공유가 의심되는 이용자에게 문자 메세지나 이메일 인증을 받기도 했다. OTT 업체 단속에 나선다면 계정 공유를 약관 위반으로 계정 정지나 해지를 할 수도 있다.

또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도 있다. 파티장은 자신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해야 하는데, 개인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

플랫폼 매칭이 바로바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원할 때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계정 공유’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OTT가 늘어나면서 구독료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탓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OTT 시장은 2014년 1926억원에서 2020년 7801억원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지난해 ‘오징어 게임’ 열풍은 OTT를 모르던 노년층까지 넷플릭스에 관심을 가지게 했다. 현재에도 넷플릭스에선 한국 드라마인 ‘지금 우리 학교는’이 1위를 달리고 있다. OTT 시장은 급격하게 늘어가는 중이다. 공중파에서 케이블을 넘어 OTT까지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지만, 이용자들은 더 다양한 콘텐츠를 바라고 있다.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재산인 만큼 정당한 사용이 요구되어 진다.

박진욱 기자 jinux@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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