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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봅시다] 한국무역협회 경남기업협의회 노은식 회장

“경남 무역인 구심점으로 수출기업 지원에 최선 다할 것”

기사입력 : 2022-03-23 20:37:44

김해 주촌 골든루트산단에 있는 디케이락㈜은 수소차나 전투기 등 고온·고압의 특수 환경을 견디는 피팅(배관을 수평이나 수직으로 연결해주는 관이음쇠), 밸브(배관을 여닫는 장치)를 만드는 회사다. 중소기업이면서도 지난 2000년부터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고유의 상표와 제품으로 전 세계 50개 국가에 납품하고 있다. 시장 다각화 덕분에 각국의 변수들을 맞이하면서도 올해 수주실적 예상치가 지난해 2배 이상인 이 기업의 설립자는 노은식 대표다.

노 대표는 지난해 3월부터 한국무역협회 경남기업협의회장을 맡으며 그가 만들어내는 제품처럼, 도내 수출기업들이 코로나 팬데믹·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 어려운 여건과 특수 환경에서 견딜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힘쓰고 있다.

노은식 한국무역협회 경남기업협의회장이 김해시 주촌 골든루트산단 내 디케이락㈜에서 “코로나 어려움 속 수출기업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김승권 기자/
노은식 한국무역협회 경남기업협의회장이 김해시 주촌 골든루트산단 내 디케이락㈜에서 “코로나 어려움 속 수출기업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김승권 기자/

-한국무역협회 경남기업협의회를 소개한다면?

△경남 무역인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도내 수출입 기업의 권익을 보호하며 무역업계 애로사항을 정부와 지자체에 건의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경남기업협의회는 한국무역협회 지역 기업협의회로는 전국 최초로 지난 1993년 설립됐으며 현재는 경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역인 50여명이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소감은?

△지난해 3월 오랜 기간 경남 무역인들의 구심점이 되어온 경남기업협의회의 제7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난 1년간 코로나19 확산으로 여러 제약이 있었지만 협의회 위원분들, 사무국과 소통하면서 기업이 당면한 애로를 지자체 및 중앙정부에 건의하고 나름의 성과도 거뒀다. 그중 하나가 지난해 무역업계가 직면한 수출물류비 급등 문제다. 경남도에 신속한 지원을 건의함으로써 도내 180여개 수출기업이 물류비 지원을 받을 수 있었으며, 부산지방우정청의 경남 수출기업 대상 국제특송 요금 할인 혜택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러한 정부 지원은 물류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게 단비 같은 존재였을 것이라 본다. 또한 경남 도내 조선, 자동차부품, 기계 수출기업과의 간담회를 열어 어려운 점들을 발굴했고, 보육원과 장애인 단체에 기부금을 전달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려는 노력도 기울였다.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60만명을 넘어서기도 하면서 활동에 어려움이 있지만 올해도 여러 무역인들과의 활발히 소통하면서 당면한 어려움을 파악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안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나가겠다.

- 최근 경남지역 수출의 동향은?

△2021년 경남지역 수출은 1년 전보다 15.0% 증가한 412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출 총액 394억달러를 웃도는 실적으로 작년 한 해 세계 경제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긍정적인 수출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무역수지는 196억달러로 전국 광역자치별 기준으로 4위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해양구조물, 자동차부품, 냉장고 등의 품목이 선전하면서 전체적인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경남 주력 수출 품목인 선박의 출하가 전년 대비 감소해 다소 부진했지만 3대 조선사가 LNG선 등을 잇달아 수주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2~3년 후 출하 시 수출실적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

-2022년 수출 전망은?

올해 수출환경은 녹록지 않다. 여전히 무역업계에 큰 부담이 되는 수출물류비·원부자재가 상승 등의 인플레이션 문제, 생산현장의 인력난, 최근 급격한 환율 상승 등 수출기업의 생산활동과 수익성에 직결되는 어려움들이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수년 간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글로벌 수출환경에 불확실성이 심화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수출 물류 문제 및 대금결제 문제, 또 기계약된 물량의 수출 재고 적체 및 보관 등 우리 수출기업이 당면한 여러 문제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어려운 수출 환경이지만 경남 무역인들의 수출 증대 노력으로 올해도 작년의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길 기대하며 이를 위해 정부의 적절한 지원도 요청드린다.

취임 후 1년간 기업 애로 지자체 등 건의
180여개 수출업체 신속한 물류비 지원
국제특송 요금 할인 혜택 등 이끌어내

우크라이나 사태 여러 기업에 악영향
올해 프로젝트 많지만 대금 결제 어려워
코로나 확진자 급증에 인력부족 문제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이 가장 중요
수출 경쟁력 위해 과감한 규제 개혁 필요
무역구조 혁신·디지털 전환 등도 과제

“코로나 여파로 활동에 어려움 있지만
올해도 도내 무역인과 활발히 소통해
실질적 도움 방안 고민하고 발굴할 것”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우리 회사 제품을 예로 들면, 평소 때는 45일이면 미국으로 가서 포장을 뜯고 전시돼야 할 물건이 컨테이너와 배가 없어 4개월이 넘어도 도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급한 부품의 경우 매일같이 항공편으로도 발송하면서 기존 물류비의 3배 이상이 소요되고 있다. 6개월 넘게 출고하지 못한 제품은 재검수·재포장하는 경우도 생긴다. 또한 원자재는 현금으로 구입해 제품을 제작하지만 물류난으로 결제 기한 내에 제품이 도착하지 못하는 사례들이 잇따르면서 대금 지급이 지연돼 자금회수, 유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원자재가 급등하면서 우리 회사가 주로 쓰는 니켈의 경우에는 견적을 내주지 않기도 해, 재고를 미리 확보해놓기 위해 평소보다 2배 이상의 원자재를 구매해 놓으면서 보관 비용도 상당하다. 대부분 수출기업들이 겪고 있는 문제로 이 같은 비용들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야 하지만 수출기업들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여러 기업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디케이락도 미국 다음으로 러시아 시장이 크고 올해 프로젝트가 예년보다 많은데 전쟁으로 대금 결제가 쉽지 않다. 그러나 어렵게 개척한 시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결제를 받지 못하더라도 당분간 공급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인력부족도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무업무야 재택이 가능하지만, 제조업은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했다 할지라도 직접 확인·검수해야 하는 인원이 필요한데 구인이 쉽지 않다.

- 어떤 지원이 이루어져야 하는가?

△무엇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감한 규제 개혁을 통해 기업이 글로벌 수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또한 기업의 목소리를 많이 듣고 기업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지원이 다각도로 이루어지길 바란다. 지자체와 각 기관이 기업들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데 중복되는 지원보다는 각 기관이 잘하는 부분을 특화함으로써 더 효과적으로 지원이 이뤄지면 좋겠다. 급변하는 대내외 여건 변화에 발맞춰 무역구조의 혁신도 중요한 과제다. 기업이 미래를 대비해 신산업으로 전환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나갈 수 있도록 과감한 투자를 지원해 우리 무역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해주길 기대한다. 코로나19 시대와 함께 더욱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도 우리 기업이 혁신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기업의 생산과 판매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새로운 가치로 창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로, 이 분야에서도 정부가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맡아주길 기대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경남은 국내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핵심지역 중 하나이며, 경남 제조업이 성장해야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국가의 수출활력도 제고된다고 생각한다. 기업하기 좋은 경남, 밝은 미래를 맞이하는 경남이 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는 지자체와 유관 기관 관계자들께 감사드리며 어려운 대내외 수출환경 속에서도 애쓰고 있는 경남 무역인들에게 많은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린다.

☞ 노은식 회장은

1986년 1월 피팅밸브 제조전문 디케이락㈜를 설립해 매출액 855억원, 직원 수 308명의 회사로 키워냈다. 미국, 러시아, 캐나다, 독일, 인도 등 50개 국가에 수출하면서 지난해 4900만달러 수출액을 달성시켰다. 무역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6년 무역의 날에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표창을 받은 데 이어 2008년에 대통령 표창을, 2014년에는 국무총리상 표창을 받았다. 한국무역협회 경남기업협의회 회장, 코스닥협회 부회장, 김해상공회의소 부회장, 재단법인 해강장학회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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